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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을 풍성하게 해 준 한국 인디 음악 4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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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을 풍성하게 해 준 한국 인디 음악 41팀

입력
2015.09.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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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 최규성 지음· 안나푸르나 발행 380쪽 2만3,000원
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 최규성 지음· 안나푸르나 발행 380쪽 2만3,000원

독립한 첫 해부터 사고가 터졌다. 2013년 4월, 교통사고를 당해 멤버 중 세 명이 다치면서 앨범 발매는 전격 연기됐다. 신곡 음원 파일이 담겨 있는 노트북도 파손돼 작업은 더 시간이 걸렸다. 스물을 갓 넘긴 다섯 청년들이 모여 만든 그룹 바이바이배드맨은 세 명의 멤버가 입원한 병원에서 앨범 표지 디자인 작업 등을 직접 했다. 소속사에서 나와 스스로 힘으로 앨범을 제작한 인디밴드가 겪어야 했던 일이다.

책은 홍대 인디신의 현재를 보여준다. 정차식부터 만쥬한봉지까지. 대중음악평론가인 저자가 주목할만한 인디 음악인 41개 팀을 소개한다. 주류 시장에선 환영받지 못했지만, 자신만의 음악으로 대중음악이란 텃밭을 다양하게 물들인 주역들을 조명한다. 올해 20년을 맞은 한국 인디 음악사의 뿌리를 한대수에서 찾기도 했다.

책이 주목한 것은 밝게 빛나는 세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이 스스로 일어선 순간이다. 교사였던 권나무는 눈이 펑펑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 충남 서천 한 공터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른 후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감격을 맛봐 음악인의 길을 걸었다. 미미시즈터즈는 장기하와 얼굴들 백댄서라는 코믹한 캐릭터로만 비춰지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앨범을 냈다. 저자는 3년에 걸쳐 이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삶의 결을 생생하게 옮겼다. 인디 밴드들의 독립의 순간이, 또 다른 누군가의 독립에 발판이 될 수도 있겠다는 공감을 준다.

이승열이 데뷔 전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을 만나 데모테이프를 건넨 사연 등 뒷얘기는 덤이다. 일간지 사진기자 출신인 저자가 대관령 등을 돌아다니며 각 팀의 특성에 맞게 찍은 사진을 곳곳에 넣어 책이 더 활기차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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