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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조직원에서 국내 총책 된 보이스피싱 사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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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 조직원에서 국내 총책 된 보이스피싱 사기범

입력
2015.09.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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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말단 조직원이었던 청년이 직접 국내 인출 조직을 꾸린 뒤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국내 보이스피싱 인출 총책 강모(22)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23ㆍ여)씨 등 일당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12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400여명을 상대로 ‘몸캠피싱’ ‘조건만남 빙자 사기’ 등을 통해 벌어들인 1억7,000여만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송금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5~10%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남성의 알몸 자위행위 영상을 확보한 뒤 피해자의 휴대폰에 ‘사진첩.zip’과 같은 악성코드를 보내 전화번호부를 빼돌리는 수법을 썼다. 전화번호를 확보한 뒤에는 ‘돈을 보내지 않으면 친구들에게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인당 200만~1,800만원을 받아냈다. 또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에게 ‘돈을 먼저 보내면 여성을 보내주겠다’는 말로 선입금을 요구한 뒤 보증금과 보호비 명목으로 계속해서 돈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돈을 보낸 남성들은 여성을 만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결과 강씨는 2013년 4월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말단 조직원으로 가담했다가 붙잡혀 징역 7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 받고 같은 해 11월 풀려났다. 이후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했지만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2014년 9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 직접 국내 인출책을 꾸려 범행을 재개했다. 강씨의 제안을 받은 고향 친구 박씨와 선배 김모(24)씨, 사촌 동생 강모(22)씨 등이 범행에 가담했다.

중국 총책은 대포 통장을 직접 마련하는 등 성의를 보이는 강씨를 눈여겨보다 같은 해 11월 중국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강씨는 사촌 동생과 함께 중국 광저우로 건너가기도 했다. 하지만 강씨는 조직원들의 감시, 실적 압박, 비정상적인 수익 분배를 견디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경찰은 검거 후 강씨가 범행에 사용한 대포통장 9개의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해 1억7000여만원이 중국으로 건너간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400여명의 피해자가 각각 대포통장에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10명에 불과했다. 경찰 관계자는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항상 경계하고, 성범죄에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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