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인터뷰] 스테파니 "아이돌 왕언니? 과거 나 같아서 본능적으로 챙겨"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인터뷰] 스테파니 "아이돌 왕언니? 과거 나 같아서 본능적으로 챙겨"

입력
2015.09.04 09:07
0 0

문득 불확실한 미래가 고민일 때, 지금 당장의 현실이 싫어질 때,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따뜻하게 감싸는 주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없다.

요즘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들에겐 스테파니가 그런 존재다. 막연히 전화를 걸어와 하염없이 울음을 터트리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마다 스테파니는 이유를 묻기 보다 먼저 안아준다. 그래서 유독 후배들이 잘 따르며 '아이돌 왕언니'라고 불리운다.

무대 위에선 섹시하게, 무대 밖에선 털털한 '왕언니', 혼자 있을 땐 창작의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스테파니. 3년 만에 디지털싱글 '프리즈너(Prisoner)'로 돌아온 스테파니를 만나 속마음을 들어봤다.

-컴백한지 3주가 흘렀다.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풀렸겠다.

"다시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계속해야 한다(웃음). 무대에 대한 욕구는 마치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

-조만간 미니앨범을 또 발매한다고 들었다.

"생애 첫 솔로 미니앨범이다. 싱글만 내다가 수록 곡이란 것을 몇 년만에 경험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활동 중인 '프리즈너'보다 더 강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천무 스테파니 시절의 강렬한, 아니 더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스케줄이 빼곡하던데 힘들지 않나.

"라디오 DJ를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 2시간을 꼬박 코멘트로 채워야 하는데 스케줄이 많아서 녹음을 몰아서 한다. 하루 꼬박 7시간을 진행한 적도 있다. 할 때는 신나는데 집에 돌아가면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

-라디오에선 털털한 성격을 넘어 할머니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실제 성격도 그런가.

"실제 성격은 완전 다중인격자다.(웃음) 무용을 전공하고 안무 창작쪽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생각할 때엔 바닥까지 간다. 영감을 얻기 위해 불도 안 키고 열중한다. 결론이 날 때까지 잠도 잘 못 잔다. 순수 예술은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많이 우울할 수 있어서 방송할 때 최대한 다른 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꽤 오랫동안 무대 활동이 없었는데 적응하기는 어땠나.

"양파 나윤권 SG워너비 등 예전 가수 많아서 오히려 맘이 편하다. 새로운 건 음악방송 리허설이 상당히 꼼꼼해졌다. 가수들에게는 환경이 더 좋아졌다. 다만 '출근길'이라고 사진기자들이 방송국 앞에 줄지어 있는데 문화 충격이었다. 다들 꾸미고 들어섰지만 나는 점퍼 차림에 초췌한 얼굴로 구부정하게 인사한 기억이 난다.(웃음)"

-모처럼 컴백인데 이미 아이돌 사이에선 '왕언니'로 통하는 게 신기하다.

"라디오 덕분이다. DJ 하면서 게스트로 오는 후배들과 많이 친해졌다. 얘기를 하다 보면 옛날 생각도 나면서 내가 꼭 이모처럼 변한다. 후배들을 보면 자꾸만 챙겨주고 싶다."

-어떻게 챙겨주는 편인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후배들 활동을 꼼꼼히 모니터링 한다. 멤버가 많은 그룹일수록 원래 힘들다.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관심이 분산되는 것도 스트레스다. 그 마음을 잘 안다. '선배들은 우리한테 관심 없겠지?'라는 생각을 뒤집어 준다. 선배로서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나. 그저 따뜻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자신은 천상지희 시절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줄 알았다. 솔직히 그 땐 배가 불렀다. 생각해보면 기억도 잘 안 날 정도로 미세한 부분에 힘들어 했다. 안 예쁘게 나온 화면 때문에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다른 멤버들이 모두 예쁘고 실력이 출중해서 나 자신을 들볶았던 기억이 있다."

-자신을 어떻게 혹사했다는 건가.

"혼자서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엑스맨'이라는 예능으로 이름을 많이 알렸다. 원래 1주일만 출연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이를 악물고 열심히 춤을 춰서 많이 비춰졌다. 가만히 있으면 자신에게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분 1초가 아까워서 하루를 그렇게 피곤하게 보냈다. 다시 돌아가라면 못 한다.(웃음)"

-그런 힘든 시기가 있어서 어린 후배들을 보면 과거의 자신에게 위로하는 건가 보다.

"모든 선배들의 마음인 것 같다. 예전 선배들을 보면 '어떻게 저렇게 살갑게 해주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이 들어보니 알겠다. 환경이 좋아졌다고 해도 그들만의 고충이 있다. 그래서 '야! 참고 해' '그 거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말 못한다."

-나이가 들긴, 아직 20대 아닌가.

"내년이면 서른이다.(웃음) 어렸을 때 서른 살이 되면 이성이나 결혼 같은 부분은 당연히 확고해질 줄 알았다. 현실은 일에 파묻혀 살고 있다. 외동딸인데 집에서도 별다른 압박은 없다. 열여섯 살 때부터 독립해서 살았기 때문에 서로 믿는 구석이 있다. 다만 스태프들에게 농담 삼아 하는 말이 있다. 아! '우결'하고 싶다."

-절규에 가까운데 결혼은 둘째치고 만나는 사람도 없나.

"2년 전부터 혼자다. 스캔들이 한 번도 안 났지만 숨어서 연애하는 성격은 아니다.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이상형이다. 많은 대시 부탁한다.(웃음)"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데 인재양성에는 관심 없나.

"가요쪽으로는 없지만 무용쪽으론 해보고 싶다. 이미 발레단부터 가르쳤고 자격증도 있다. 안무를 만들어서 좋은 후배에게 주고 싶고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다."

-스물 아홉, 누구에게나 참 특별한 한 해로 통한다.

"마흔 살까지 목표를 어떻게 삼느냐에 따라 노후가 달라지는 것 같다. 꾸준히 가요계에 있고 싶다. 선후배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겠다. 그래서 영어와 일어 공부도 안 놓고 있다. 춤이든 노래든 어디에 내놓아도 '최고!' 소리를 듣고 싶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