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주리주의 소도시 힐스버러의 힐스버러고교에서 성전환 전 학생의 교내 여성 시설 사용을 놓고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달 31일 힐스버러고 재학생 100여명은 재학 중인 라일라 페리(17)가 여학생 탈의실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규제해 달라며 학교를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일부 여학생의 학부모들도 자식의 사생활이 침해 받고 있다며 페리가 생물학적 분류에 따른 시설을 이용하거나 남녀 공용 시설을 이용하도록 해달라고 학교에 정식으로 요구했다. 페리가 곤경에 처하자 일부 주민과 학생들이 그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남자로 태어난 페리는 4년 전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자에 가깝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한 뒤 여성용 가발과 의상을 착용하고 다니지만 아직 성전환 수술을 받지는 않았다. 학교 측의 배려로 교직원용 남녀공용 시설을 사용하던 그는 올 초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 인종, 국적, 성별 등과 관계 없이 모든 학생의 인권을 지켜줘야 한다는 미국 교육부 지침에 따른 것이다.
페리는 “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남녀공용 시설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며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극심한 공격을 받고 있어 끔찍하지만 동시에 많은 지지를 받고 있어 초현실적인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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