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킬러 둥펑-21D
실전배치 신형 ICBM 둥펑-31A
비장의 무기들 줄줄이 베일 벗어
차세대 핵전략 무기는 공개 안해
중국이 미국 전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첫 공개했다. 중국의 전략 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는 중국 열병식 사상 가장 많은 110여기의 미사일을 선보였다.
중국은 3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 항일 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열병식’을 통해 핵 미사일과 탱크 전차 대포 무인기 등 40여종, 500여대에 달하는 자국산 첨단 무기를 공개했다. 이중 84%는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신무기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東風)-5B(DF-5B)였다. 매체들은 이 미사일이 현재 중국에서 뉴욕 등 미국 전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탄도 미사일이라고 설명했다. 사정거리는 1만5,00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2006년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동안 공개된 적이 없다. 중국일보망은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파괴력이 커, 국가의 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강건한 방패”라고 설명했다.
신형 ICBM인 둥펑-31A도 공개됐다. 사거리가 1만㎞여서 미국 대부분을 사정권에 두고 있고 핵탄두도 실을 수 있다. 2007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네티즌들은 하와이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라고 지적했다. 둥펑-26도 선보였다. 사거리가 3,000~4,000㎞로, 미군의 태평양 전략 요충지인 괌까지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란 별명이 붙었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공격, 탐지가 어렵다.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인 둥펑-21D도 주목을 받았다. 사거리가 900∼1,500㎞여서 일본 도쿄를 사정권에 두고 있고, 일명 ‘항공모함 킬러’로 불린다. 중국 매체들은 둥펑-21D에 대해 “육지에서 함선 등의 목표를 타결할 수 있으며 사정권이 넓고 공격 속도가 빠른 데다 적의 방어막을 뚫을 수 있는 능력도 강해, 인민해방군의 해상 작전 시 비장의 무기”라고 전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 항공모함이 중국 연해까지 오가면서 사실상의 정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며 “둥펑-21D는 미국 항공모함의 활동을 견제하고 미중 간 항공모함 불균형 전력(미국 11척, 중국 1척)을 만회하기 위한 무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차세대 핵전략 ICBM인 둥펑-31B와 둥펑-41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주요 제원 등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과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이란 설이 엇갈린다. 사거리 1만1,200㎞의 둥펑-31B는 지난해 9월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 다탄두(MIRV) ICBM이다. 사거리 1만4,000∼1만5,000㎞인 둥펑-41은 명중 오차율이 적고 핵 탄두도 10발까지 탑재할 수 있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다.
하늘에서는 전투기, 폭격기, 함재기, 해상초계기, 공중급유기 등 각종 군용기 200여대가 위용을 자랑했다. 이중 전략폭격기 훙(轟)-6의 최신형 모델인 훙-6K는 이번에 첫 선을 보였다. 최장 4,500㎞ 거리의 고정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이밖에 최근 최첨단 함재기 젠(殲)-15, 공격형 헬기 우즈(武直)-10, 무장정찰 헬기 우즈-19, 조기 경보기 쿵징(空警)-2000과 쿵징-500 등도 공개됐다. 2010년 시험비행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그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젠-15는 대공ㆍ대함 미사일과 폭탄이 적재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재기 공개는 중국이 항공모함 운용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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