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산삼 고가로 둔갑시켜 거액 토지보상금 챙겨

개발을 앞둔 지역에 고가의 산삼을 재배한 것처럼 꾸며 수억원의 토지보상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허위 임대계약서 등을 작성해 토지보상금을 타낸 혐의(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모(54)씨를 구속하고 내연녀 전모(64)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일당은 2007년부터 학생중앙군사학교, 제2영동고속도로, 35사단 군부대 이전지 등 국토개발 예정지의 땅 주인을 꼬드겨 허위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어 싸구려 삼을 심어 놓고는 이전부터 고가의 산양삼을 기르고 있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전주시청으로부터 7차례에 걸쳐 4억7,000만원을 타냈다. 토지주들은 보상금의 일부를 주겠다고 꾀었고 법인을 차리면 보상금이 쉽게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유령 법인을 차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토지 보상금을 받기 위해 토지 소유주와 짜고 허위 임대계약서를 작성하면 계약서 진위를 판별하기 어렵다”며 “공무원들이 약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고 산양삼 전문가들조차 재배 연수 등을 제대로 판별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