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업체가 손질한 수산물을 자신들이 가공한 것처럼 속여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한 수산물가공업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또 유통기한이 지난 수산물을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던 업체 대표도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무허가 수산물가공업체에 제주산 수산물 가공을 의뢰한 후 그들이 납품한 제품을 마치 자신들이 가공한 것처럼 속여 판매해 온 제주시내 A수산물가공업체 대표 이모(50)씨 등 3명과 수산물 보관업체 대표 고모(45)씨를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식품안전관리인증인 HACCP 인증을 받아 운영 중인 A업체 등 3곳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제주시내 무허가 수산물가공업체에 옥돔과 갈치, 고등어 등 수산물 26톤을 가공해 줄 것을 의뢰했다. 이처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가공 수산물을 납품 받은 이들 업체들은 자신들이 가공한 것처럼 포장해 택배와 홈쇼핑 등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2억 300만원어치의 제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업체는 무허가 수산물가공업체가 가공한 고등어 17톤을 HACCP인증 마크가 있는 포장지로 포장한 후 홈쇼핑 업체 3곳에 납품?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유통기한이 약 1년이 지난 옥돔, 갈치, 고등어 등 총 1톤 가량(시가 8,000만원) 상당을 판매할 목적으로 보관 중인 B수산물가공업체도 적발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수산물을 전량 압수한 후 폐기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HACCP 인증을 받아 운영 중인 업체들이 수산물 가공비용을 20∼30% 정도 줄이기 위해 무허가 업체에 가공을 의뢰했다”며 “비슷한 불법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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