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편파 보도… 해임취소訴 기각
자사의 세월호 참사 보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해임된 길환영(61) 전 KBS사장이 해임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박연욱)는 3일 길 전 사장이 KBS 사측과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취소 소송을 기각, 원고 패소 판결했다.
길 전 사장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하는 등 보도국에 편파적인 보도를 강요하거나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길 전 사장에 대한 의혹은 같은 해 5월 김시곤(55) 전 KBS보도국장이 “청와대가 KBS 보도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폭로하며 제기됐다. 이에 KBS 구성원뿐 아니라 언론계 안팎에서 ‘퇴진’ 요구가 빗발쳤고, K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복수노조가 된 후 처음으로 공동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KBS이사회가 지난해 6월 5일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가결하고, 6월 10일 박 대통령이 재가하면서 그의 해임 처분이 이뤄졌다. 이에 길 전 사장은 같은 해 8월 “공정방송을 위해 노력했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편파적이거나 부당한 방송을 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우선 해임 절차의 적절성에 대해 “KBS 이사회에서 해임안건이 논의되고 여러 차례 이사회를 진행하면서 의견진술 기회 등이 보장됐다”며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길 전 사장은 KBS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고 외부적으로 불신을 받고 있었다”면서 “사태수습과 직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임은) 공적인 기능회복을 위한 것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KBS는 국가기간방송사로서 사안을 확인하고 보도해야 하는 지위에 있으며, 길 전 사장은 그 대표로서 업무를 총괄하는 위치”라며 “‘세월호 승객 전원 구조’ 등 오보에 대한 책임도 있다”며 오보를 해임사유의 한 요인으로 인정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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