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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라는 스몰웨딩… 나도 이나영 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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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세라는 스몰웨딩… 나도 이나영 돼 볼까

입력
2015.09.0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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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기에 나만의 결혼식… 식장 규모 적은 '스몰웨딩' 확산

신부, 신랑과 함께 직접 손님맞이… 드레스·면사포 등 심플하게

① 스몰 웨딩에 어울리는 드레스는 심플한 게 특징이다. 귀여운 프릴 소매가 팔뚝을 가려주는 소녀풍의 드레스. 포마이시스 제공 ② 어깨부분만 레이스로 덮은 여신풍의 드레스. 요조드레스 제공 ③ 과감하게 종아리를 드러낸 포마이시스의 크롭탑 드레스.
① 스몰 웨딩에 어울리는 드레스는 심플한 게 특징이다. 귀여운 프릴 소매가 팔뚝을 가려주는 소녀풍의 드레스. 포마이시스 제공 ② 어깨부분만 레이스로 덮은 여신풍의 드레스. 요조드레스 제공 ③ 과감하게 종아리를 드러낸 포마이시스의 크롭탑 드레스.

오붓하지만 뜻 깊은 결혼식, 스몰 웨딩이 뚜렷한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효리도 하고 이나영도 해서만은 아니다.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와 예식홀의 기계적인 공정, 부조 내고 배급 받는 품앗이 수금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용기 있는 연인들이 하나 둘 기치를 올렸던 스몰 웨딩은 ‘결혼식이란 치러내야 할 목표가 아니라 만끽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세대적 공감대를 마침내 획득한 듯 보인다. 생의 가장 중요한 사건임에도 주체는 소외되고 마는 관습적 결혼식에 대한 피로감과 경기침체기의 새로운 수요가 만나 이뤄낸 의미 있는 변화다.

그렇다고 일생에 한번 입는(것으로 간주되는) 여자의 로망, 웨딩드레스마저 포기할 순 없다. 휘황찬란한 드레스는 아니어도 초라해 보일 수는 없는 법. 일생일대 가장 예쁜 순간으로 남겨줄 드레스는 반드시 필요하다. 스몰 웨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최근 1, 2년 사이 10만원 안팎으로도 빌려 입을 수 있는 스몰 웨딩 전용 드레스숍도 대거 생겨났다. 반듯한 생각과 또렷한 주관을 돋보이게 해줄 작은 결혼식의 아름다운 드레스. 전문가들에게 제대로 고르는 노하우를 배워본다.

● 긴 예식… 심플한 드레스가 진리

스몰 웨딩은 말 그대로 예식장의 규모가 작다. 레스토랑, 재즈바, 갤러리, 소극장, 펜션 정도가 주요 웨딩 장소다. 아무리 많아도 하객 수는 양가 합쳐 150명을 넘기지 않는다. 대신 예식시간이 무척 길다.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가 서로 인사말과 정담을 나누고, 하객들에게도 일일이 인사를 다니며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3~5시간 가량 걸린다. 저녁 예식은 아예 피로연까지 연이어 해 밤 늦게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때문에 드레스는 첫째도 심플, 둘째도 심플이다. 스몰 웨딩 드레스 디자이너인 이화선 제스빈티지 대표는 “예식이 길고 프리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웨딩드레스가 너무 길거나 거추장스러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예식 내내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소위 헬퍼이모라고 부르는 도우미 없이도 혼자서 입고 벗을 수 있으며, 모양이 크게 흐트러지지 않는 드레스여야 한다.

많은 예비신부들이 웨딩드레스에 대한 로망으로 결혼식 날짜가 잡히면 드레스부터 보러 다니지만, 스몰 웨딩에서 이는 완전히 틀린 순서다. 이화선 대표는 “먼저 예식 장소를 고르고, 진행방식과 스타일 등 구체적인 웨딩의 그림이 그려진 이후에 드레스를 보러 와야 전체적인 콘셉트에 맞춰 드레스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레스토랑 웨딩은 조명이 안쪽에서 간접적으로 비치기 때문에 소재는 실크처럼 심플하면서 고급스럽고 라인은 미니멈한 대신 큐빅이나 비즈 장식이 화려하게 반짝거리는 드레스가 좋다. 반면 야외 결혼식은 레이스 소재를 사용한 매우 페미닌한 소녀풍 드레스에 화관 등의 꽃장식이 잘 어울린다.

스몰 웨딩의 여주인공은 신부대기실에 앉아 있는 대신 신랑과 함께 하객을 맞으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면사포와 트레인(드레스에서 길게 끌리는 옷자락)은 짧고 심플하게 한다. 베일은 정수리 부분이 아닌 뒤통수 중간에서 시작해 살짝만 끌릴 정도로 늘어뜨려 결혼식 본연의 분위기를 살리거나 아예 짧게 떨어지는 스타일로 하는 신부들이 많다.

지난 5월 강원도 정선의 한 밀밭에서 극비리에 백년가약을 맺은 배우 원빈(38)과 이나영(36). 톱스타 커플이라는 수식에 어울리지 않는 수수한 결혼식으로 더 큰 화제가 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 5월 강원도 정선의 한 밀밭에서 극비리에 백년가약을 맺은 배우 원빈(38)과 이나영(36). 톱스타 커플이라는 수식에 어울리지 않는 수수한 결혼식으로 더 큰 화제가 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 긴 소매 레이스, 팔뚝 굵어 보여요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손비가 입어 전세계적으로 유행시킨 긴 소매 레이스 드레스는 여전히 국내에서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팔뚝을 가려줘 날씬해 보일 것 같지만 막상 입어보면 제대로 소화하기 만만치 않은 드레스임을 절감한다. 레이스가 신축성 없는 소재인 데다 컬러도 화이트이다 보니 팔 라인이 둔탁하고 뚱뚱해 보이기 쉽다. 굳이 입고 싶다면 손목보다는 팔꿈치까지만 내려오는 엘보라인으로 고른다. 이 디자인의 드레스는 보통 어깨도 넓어 보이기 때문에 살짝 퍼프가 들어가 있는 게 좋다. 어깨 끝에서 0.5인치 들어간 지점에서 퍼프가 시작되면 팔도 여유있게 움직일 수 있고 날씬해 보인다.

허리는 조이고 엉덩이는 풍성하게 부풀리는 벨라인 드레스도 상체가 상대적으로 날씬해 보일 거라는 통상의 기대를 배반한다. 소위 말하는 야리야리한 느낌이 나야 하는데, 오히려 어깨가 두드러지면서 더 둔해 보일 수 있다. 몸매가 글래머러스한 신부라면 절대 피해야 한다. 글래머 신부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는 무광택 실크 소재에 몸에 밀착된 디자인. 인어공주 스타일의 머메이드 드레스가 좋은데, 보통 무릎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하는 것과 달리 허리 밑 10인치 밑에서부터 퍼지는 디자인이 더 날씬해 보인다. 이화선 대표는 “몸에 꼭 붙는 소재와 디자인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속옷으로 몸매 라인만 깔끔하게 정리해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머메이드 디자인”이라며 “밴딩(고무줄) 처리가 된 팬티로 엉덩이라인이 올록볼록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봉제선 없는 심리스 팬티나 거들형 속옷을 입으면 좋다”고 권했다.

틀에 박힌 형식을 싫어하는 보다 과감한 신부들은 아예 원피스 스타일의 짧은 웨딩드레스를 입기도 한다. 요조드레스의 박아란 대표는 “무릎을 덮는 기장의 A라인 드레스는 활동적이면서도 어느 정도 격식을 차린 느낌이 나 레스토랑 웨딩에서 많이 입는다”고 말했다. 웨딩드레스와 원피스의 경계를 도발적으로 무너뜨린 디자인들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포마이시스의 드레스들이 대표적.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유행시킨 크롭탑을 흰색의 장식 없는 원피스 드레스에 덧입거나, 하의는 반바지로 된 투피스 드레스를 선보였다. 오선아 포마이시스 대표는 “매장을 연 지 2년 만에 서너 배 이상 고객이 늘었을 정도로 스몰웨딩이 대세가 되어가면서 다소 파격적인 웨딩드레스도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아리를 드러내는 이런 과감한 드레스들은 키가 작은 신부에겐 실패 가능성이 높다. 종아리가 길어야 길쭉하고 시크한 느낌을 살릴 수 있는데, 단신의 신부에겐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 이화선 제스빈티지 대표는 “최근 짧은 드레스로 화제가 된 김새롬씨는 키가 큰 모델 출신이라 소화를 잘해냈지만, 신장 160㎝ 전후의 작은 신부들은 오히려 다리가 두꺼워 보이고 사진에서도 신체비율이 너무 작달막하게 나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아담한 신부에게 어울리는 부케. 이야기나무(‘어떤 결혼식’ 출간) 제공
아담한 신부에게 어울리는 부케. 이야기나무(‘어떤 결혼식’ 출간) 제공

● 부케는 얼굴형에 맞게 내추럴 스타일로

‘심플’이 모토인 스몰 웨딩용 드레스에는 부케가 포인트로 더더욱 중요하다. 그렇다고 홀로 화려하게 튀어서도 안 된다. 예식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흰색의 심플한 드레스에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신영 메릴본플라워 대표는 “요즘 스몰웨딩은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꽃다발 형태의 내추럴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신부들이 많다”며 “방금 꺾은 꽃을 손으로 그러모은 듯 꽃대가 자연스럽게 노출된 내추럴 핸드타이드(hand-tied) 형태가 대세”라고 말했다.

부케는 결혼식 장소와 신부의 체형ㆍ얼굴형을 면밀히 고려해서 골라야 드레스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다. 얼굴이 긴 신부가 카라나 백합처럼 길게 만들어야 예쁜 부케를 들었다간 낭패다. 수국이나 작약, 리시안셔스처럼 적당한 크기의 동글동글하고 여린 느낌의 꽃을 고르는 게 좋다. 반대로 동그란 얼굴의 신부는 얼굴이 더 동그래 보이는 이런 꽃들을 피하고 튤립이나 히아신스 같은 너무 길지는 않을 꽃을 골라 부케를 만든다. 체격이 큰 신부라면 작은 꽃들이 모여 덩어리를 이루는 수국이나 꽃송이가 큰 작약은 더욱 거한 느낌을 줄 수 있으니 피하고, 세이지나 베로니카, 델피늄, 무스카리처럼 가늘고 여린 느낌의 줄기가 긴 소재를 택한다. 아담한 체형의 신부는 반대로 왁스플라워나 미니 장미 같은 크기가 잘디잔 꽃 대신 수국이나 작약, 다알리아 같은 얼굴이 큰 꽃을 고르는 게 잘 어울린다.

제스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치른 스몰 웨딩. 일데팡 제공
제스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치른 스몰 웨딩. 일데팡 제공

심플한 드레스에는 포인트 컬러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히아신스나 다알리아, 백일홍 같은 색감 있는 꽃들이 드레스의 밋밋함을 보완해준다. 빈티지 드레스에는 열매와 잎을 많이 사용한 내추럴한 느낌의 부케가 어울리며, 화려한 드레스에는 은은하고 심플한 스타일의 부케를 매칭한다. 신랑의 재킷에 꽂는 부토니아는 부케와 같은 꽃으로 한다. 구애의 의미로 남자가 내민 부케에서 한 송이를 뽑아 승낙의 의미로 남자에게 전하는 데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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