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일 한중 정상회담 결과는 양국 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북핵 해결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낸 대목은 이번 회담의 최고 성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특별 오찬 시간을 박 대통령에게만 내준 대목을 주목했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중국이 전통적으로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자신들의 대형 행사에 박 대통령이 화룡점정으로 등장한 데 대해 극진한 예우로 화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미국과 굳건한 동맹관계인 한국의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놓고도 중국은 사실 한국의 참석에 반신반의했던 만큼, 박 대통령이 얼마나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인지 중국이 충분히 헤아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역내)어떠한 긴장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사실상 북한의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맞춘 미사일 시험발사를 견제한 대목은 새로운 한반도 질서를 구축하는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강준영 교수는 “향후 한반도 정세에서 북한은 더 이상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며 “한미일 동맹구도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한미일 동맹의 약화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우리 정부의 G2전략 변화까지 점쳤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은 안보, 중국은 경제 이슈로 나눠서 접근했지만 지금은 미중이 서로 전략적 경쟁을 하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AIIB(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처럼 안보와 경제가 혼합된 이슈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한국형 이원외교가 나타나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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