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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배치의 정치학… 최고 상석은 朴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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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배치의 정치학… 최고 상석은 朴대통령?

입력
2015.09.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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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바로 우측에 朴대통령 설 가능성

중국 항일전승기념일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열병식을 열릴 예정인 중국천안문 광장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중국 항일전승기념일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열병식을 열릴 예정인 중국천안문 광장에서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3일 열병식에 참석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바로 오른쪽에 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펑 여사는 3일 오전9시 톈안먼(天安門) 성루와 명ㆍ청 시대 황궁인 구궁(故宮ㆍ자금성) 사이 돤먼(端門) 남쪽 광장에서 시 주석과 함께 각국의 정상을 맞은 뒤 기념 촬영을 한다. 이 때 시 주석의 왼쪽엔 관례상 부인 펑 여사가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오른쪽에 박 대통령이 서고 펑 여사의 왼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해 ‘박 대통령-시 주석-펑 여사-푸틴 대통령’ 순으로 서게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중국에선 행사 주관자의 왼쪽을 더 상석으로 친다. 그러나 국제 관례상으로는 행사 주관자의 오른쪽이 더 윗자리로 여기고 있어 서는 순서로 의전서열을 점치기 복잡한 면이 있다.

톈안먼 성루에 오르면 자리가 바뀐다. 여기서도 시 주석과 펑 여사가 중앙에 서지만 시 주석 부부 왼쪽으론 중국 국내 인사들이, 오른쪽엔 외국 귀빈들이 도열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톈안먼 성루 중앙은 ‘박 대통령-푸틴 대통령-시 주석-펑 여사’의 순이 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이 열병식에 참석, 톈안먼 성루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펑 여사는 그 동안 남편의 뒤를 조용히 따르거나 외부 노출을 꺼렸던 중국의 이전 퍼스트레이디들과 달리 외국 순방 시 당당하게 시 주석의 팔짱을 끼는 등 파격을 연출하곤 했다. 한 외교관은 “중국이 펑 여사를 통해 소프트파워도 과시하려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펑 여사는 사실 중국에선 시 주석보다 더 일찍 유명해진 국민 가수다. 중국인민해방군에서 오랫동안 노래를 부르고 TV에도 출연, 명성을 쌓았다.

시 주석이 펑 여사를 대동하고 톈안먼 성루에 오르는 것은 또 다른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최근 열린 2009년 국경절 열병식 당시 톈안먼 성루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왼쪽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섰다. 그러나 이번엔 시 주석 왼쪽에 펑 여사가 서고 펑 여사의 왼쪽으로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다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시 주석이 원로들을 배제한 채 권력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다.

10시부터 정식으로 시작되는 ‘중국 항일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대회’는 예포 발사와 오성홍기 게양, 시 주석 연설, 시 주석이 무개차를 타고 지나가며 군대를 사열하는 열병, 항일 참전 부대를 비롯 인민해방군 각 부대가 톈안먼 성루 앞을 지나가는 분열, 500여대 장비 행진, 200여대 항공기 비행 등 순으로 진행된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열병식이 ▦항일 승리 주제 ▦외국 군대와 대표단 참가 ▦평균 연령 90세의 국공합작 당시 노병 참가 ▦오토바이 호위대 참가 ▦현역 장성 50여명 장군 부대 참가 ▦사상 최대 3군 연합 의장대와 여군 의장대원 참가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군, 화남유격대 등 10개 항일 영웅 부대 깃발 행진 등이 모두 처음이라면서 이를 8대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열병식 전야인 2일 베이징(北京) 중심가는 사실상 주요 상점들과 호텔까지 문을 닫으면서 텅 빈 유령 도시가 됐다. 차량 통제로 톈안먼 광장 주변으론 접근조차 안 됐다. 시내 중심가엔 행인들보다도 공안 요원과 자원봉사자가 더 눈에 띄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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