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ㆍ안타ㆍ타점ㆍ득점 모두 선두
피츠버그 언론 "30홈런은 가능"
한국인 포스팅 최고액 전망도
일부선 "공격 비해 수비에 문제"
빅 리그 진출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박병호(29ㆍ넥센)의 타격 솜씨는 A+다. 쳤다 하면 장외로 날아가는 박병호의 파워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1일 현재 홈런(47개), 안타(159개), 타점(131개), 득점(113개) 부문에서 1위를 질주 중이다. 넥센 관계자는 “이미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절반에 가까운 구단 관계자가 목동구장을 찾았다”고 전했다. 강정호(28ㆍ피츠버그)의 소속팀인 피츠버그 지역 매체인 피츠버그 타임스는 지난달 30일 “피츠버그가 박병호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50홈런까지는 못 미쳐도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그의 포스팅 금액을 강정호의 4배인 2,000만달러로 예상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류현진(28ㆍLA 다저스)이 3년 전 기록했던 한국인 역대 포스팅 최고액인 2,573만달러 경신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소속 팀 넥센의 동의 하에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박병호도 일찌감치 꿈의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박병호의 ‘잭팟’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수비 포지션이다. 공격력에서는 강정호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1루수인 박병호의 경쟁력이 유격수 강정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 국내에서도 그렇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1루수 자리에는 슬러거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쿠바와 도미니카공화국 등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파워 히터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차별화를 둬야 한다. 김동주(전 두산)가 과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이적을 타진했다가 무산된 이유 중 하나도 수비에서 후한 점수를 받지 못했던 탓이다.
이를 염두에 뒀던 염경엽 감독은 올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에게 3루 수비 훈련을 시켰지만 실전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1일 목동 LG전에서 박병호는 김민성과 김지수, 윤석민의 부상 공백을 틈타 무려 1,593일 만에 선발 3루수로 나섰다. 팀 사정상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박병호의 빅 리그 데뷔를 적극 돕고 있는 염 감독은 박병호에게 3루 수비를 검증할 기회를 주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었다. 박병호는 이날 1회초 LG 히메네스의 정면 타구를 놓쳐 안타로 만들어주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터뜨린 47호 홈런포보다 값진 ‘3루 수비 수능’이었다. 1루수 박병호와 3루수 박병호의 경쟁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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