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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만나준다" 내연녀 초등생 아들 붙잡고 인질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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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만나준다" 내연녀 초등생 아들 붙잡고 인질극

입력
2015.09.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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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21범인 50대가 흉기로 위협

경찰 설득으로 2시간여 만에 끝나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남성이 내연 관계인 여성의 초등생 아들을 흉기로 위협하며 2시간 30여분간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협상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경찰의 설득으로 아들은 무사히 구출됐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전남 순천시 연향동 모 아파트 11층 집 안방에서 위모(56)씨가 내연녀 김모(44)씨의 아들(9)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였다. 경찰 조사 결과 위씨는 전날 밤부터 김씨가 운영하는 조례동의 한 카페에서 김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심하게 다퉜고, 이날 오전 6시께 자신의 혁대를 풀어 김씨의 손을 묶은 뒤 김씨의 차량을 타고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량이 김씨의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것을 발견, 위씨를 검거하기 위해 김씨의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순간 위씨는 김씨의 아들을 인질로 잡고 흉기를 든 채 안방으로 들어가 경찰과 대치했다. 사건 당시 집 안에는 김씨의 친정어머니도 있었으나 곧 밖으로 내보냈다.

위씨는 “김씨를 만나서 할 얘기가 있다. 집으로 데려오지 않으면 아들이 위험하다”며 김씨와 만나줄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인질 협상 전문가인 이종화 경찰대 교수를 현장에 파견하기 위해 경찰대에 헬기를 띄우는 한편, 강력팀 등 30여명을 현장에 보내 방문을 사이에 두고 위씨를 설득했다. 위씨가 한때 난동을 부리는 등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이 교수를 대신해 최삼동 순천경찰서장이 직접 협상에 나섰고, 이 교수와 전화를 통해 현장 상황을 수시로 전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최 서장은 이 교수의 조언대로 위씨가 자극하지 않도록 빵 음료수 김밥 담배 등을 건네며 심리적 안정을 유도했다.

이어 전과 21범인 위씨와 평소 면식이 있는 경찰 2명이 현장에서 설득에 나서자 위씨는 결국 인질극 2시간 30분만에 김씨의 아들을 풀어줬다.

위씨는 2년 전 결혼을 전제로 만나오던 김씨가 최근 잘 만나주지 않은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현장에는 광주경찰청 소속 특공대원 10여명이 출동했으며 아파트 주변에 사다리차와 에어매트 등이 배치됐다. 아들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인계돼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찰은 위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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