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문화가정 작명부터 개명까지 무료 서비스

대전 다문화가정 작명부터 개명까지 무료 서비스

대전 대덕구에 거주하는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딘티화이(27)씨는 이제 김선미로 불린다. 대전시의 도움으로 지난 8월 법원의 허가를 받아 ‘대전 김씨’라는 성과 본을 새로 만들고 한국이름으로 바꾸었다.

‘완전한 한국인’이 된 김씨는 “그 동안 부르기 어려운 이름 때문에 주변 사람과 대하하기가 어려웠는데 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개명해 이웃들과 편하게 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결혼 등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하였으나 비용 부담과 복잡한 법 절차로 개명신청을 하지 못하고 있는 다문화가정이 한국인 이름으로 개명하는 것을 돕기 위한 무료 원스톱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대전시는 작명을 돕기 위해 명리학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박찬각(67)씨 등 퇴직공무원 3명을 재능기부자로 위촉했다. 이들은 다문화가정 작명신청자들이 기본 인적사항과 출생연도, 월ㆍ일ㆍ시 등을 적은 신청서를 시나 구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내면 이름을 지어 뜻풀이와 함께 신청자에게 알려준다.

그 동안 결혼이민자 등이 외국인 이름에서 한국이름으로 바꾸려면 가정법원으로부터 성ㆍ본 창설 및 개명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비용과 시간문제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대전가정법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처리기간을 단축키로 했으며, 인지대 등 처리에 필요한 비용도 독지가의 후원을 받아 해결키로 해 다문화가정은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1월말 현재 대전에는 5,750세대, 1만6,000여명의 다문화가족이 등록되어 있으며 가정법원에 성ㆍ본 창설 및 개명관련 서류가 6건이 접수되어 있다.

이우택 대전시 여성가족청소년과장은 “다문화가정 개명지원사업은 민간의 비용후원과 가정법원 등 관이 협력해 만든 정책사례”라며 “우리 사회가 다문화가족을 차별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