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이정협 얼굴 다쳐 빠지고 손흥민·구자철·박주호는 일부 불참
내일 월드컵 亞 2차 예선 라오스전 석현준·황의조·이재성 등 기대
슈틸리케호에게 2018 러시아 월드컵축구대회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실전’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우한 동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내왔지만 가장 상위의 목표는 월드컵이다.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대표팀 감독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3일 오후 8시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리는 라오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원톱스트라이커 이정협(24ㆍ상주 상무)이 뜻밖의 얼굴 부상으로 이탈했고, 유럽파 3인방 손흥민(23ㆍ토트넘) 구자철(26ㆍ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28ㆍ도르트문트) 등이 새 팀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이번 월드컵 지역예선 1경기에 불참하게 됐기 때문이다. 유럽파와 K리거들을 골고루 기용하면서 모험과 안정을 동시에 꾀한 슈틸리케호는 갑작스럽게 노선을 수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행스러운 점은 그나마 라오스가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점이다. 대표팀은 라오스와의 역대 전적에서 3전 3승을 기록 중이다. 한국과 함께 G조에 속한 라오스는 6월 11일 미얀마, 같은 달 16일 레바논과 가진 예선 2경기에서 1무1패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역시 177위(한국 54위)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문제는 누가 팀을 구해내는 주인공 역할을 도맡느냐다. 한 때 대표팀의 유망주로 꼽혔던 석현준(24ㆍ비토리아FC)은 5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은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10골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탄 황의조(23ㆍ성남 FC)에게는 그토록 기다리던 A매치 데뷔전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가 뛰어난 이정협과 비교했을 때 석현준과 황의조는 스스로 득점 찬스를 많이 내는 스타일”이라면서 “국내파 황의조는 K리거들과 호흡이 좋을 것이고, 최근 포르투갈 리그에서 중원까지 내려오는 모습을 종종 보이는 석현준도 움직임이 좋다”고 평가했다. 한 해설위원은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긴 손흥민은 레바논 원정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만큼 라오스전에 모든 걸 쏟아 부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외에 구자철과 박주호의 빈자리도 김승대(24ㆍ포항 스틸러스) 이재성(23ㆍ전북 현대) 권창훈(21ㆍ수원 삼성) 등 동아시안컵에서 활약한 K리거들이 채울 전망이다.
대표팀 주전 자리를 굳힌 수문장 김승규(25ㆍ울산 현대)에게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권순태(31ㆍ전북 현대)와 대학생 김동준(21ㆍ연세대)이 A매치 데뷔를 위한 도전장을 내민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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