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전·내곡·천왕·강일지구, 내달부터 잇달아 입주 시작
국공립 어린이집·도서관·카페 등 지역별 맞춤형 편의시설 설치
올 하반기 주택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상품 중 하나가 행복주택이다. 10월부터 서울 송파 삼전지구를 시작으로 서초내곡, 구로천왕, 강동강일 등에서 입주민을 맞는다. 과거 공공 임대주택의 낙후된 이미지와는 달리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은 기본이고, 자활지원센터, 주민카페, 도서관 등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행복주택을 기피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을 향해 “이래도 기피시설이냐”고 따져 묻듯 쾌적환 주거환경을 최우선시하는 모양새다.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2018년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연장선 삼전역에서 500m 남짓 떨어진 삼전동 170번지 일대에 송파삼전지구가 자리잡고 있다. LH가 송파 노인종합복지관 바로 옆 다가구 빌라 6채를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쓰던 곳이다. 빌라 노후화로 공실이 많아지자 행복주택이 들어서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과거 공공 임대주택과는 차이가 크다. 예컨대 사회초년생과 대학생용인 20㎡ 원룸형의 경우 ‘올인원’ 오피스텔처럼 책상, 싱크대, 가스쿡탑, 냉장고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스터디룸, 주민카페, 동아리실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시설이 단지 내 마련되고, 인근 청소년들이 여가활동뿐만 아니라 공부방, 토론세미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행복또래울’이라는 문화공간도 조성된다. 지역에 부족한 공공서비스를 행복주택이 담당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행복주택 내 편의시설은 개방형으로 구축되는 게 원칙이다. 대부분의 행복주택이 도심 역세권에 위치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도 쉽게 이용 가능하다.
송파삼전지구 외에도 올해 입주가 시작되는 나머지 3개 단지(807호)도 행복주택의 취지에 맞게 편리한 교통에, 주변시세보다 20~40% 낮은 임대료, 그리고 민간 분양 시설 못지 않은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다.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구로천왕지구(374호)는 지하철 7호선 천왕역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데, 단지 내에는 국공립어린이집, 마을회관, 작은 도서관, 경로당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라고 해도 갖추기 힘든 시설들이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인근에 자리잡은 강동강일지구에도 국공립어린이집, 작은 도서관 등이 들어서고, 강남권인 서초내곡지구는 지역 특성상 젊은층과 함께 입주 자격이 주어지는 고령자를 위해 자활지원센터와 공동세탁실이 구비된다. 행복주택의 편의시설은 주변 공공시설 설치 현황, 주민특성 등을 감안한 후 지차체와 협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도입된다. 기존 임대주택 단지가 입주자 위주의 시설 설치로 고립됐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다. LH 관계자는 “편의시설이 입주자와 지역주민이 활발하게 소통ㆍ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행복주택이 전월세 시장의 안정화는 물론 다양한 수요층의 확보로 임대주택의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년 입주예정인 행복주택 사업지구도 지역에서 요구하는 시설 위주로 공급될 예정이다. 대구신서지구와 고양삼송ㆍ대구 테크노 지구에선 국공립어린이집을 희망하고 있고, 화성동탄2지구에선 공동육아나눔터를 필요로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필요한 편의시설이 설치될 수 있도록 행복주택 입지선정 단계부터 지자체, 사업시행자 등과 함께 구상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사업지구에 대해서도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을 적극 발굴ㆍ도입하고,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복주택은 일정 소득, 자산 등의 조건을 갖춘 대학생, 취업한 지 5년 미만의 직장인, 결혼 5년 미만의 신혼부부, 만 65세 이상 노인 등이 입주대상이다. 내년 1월부터는 결혼 예정인 예비부부도 청첩장 등 증빙서류를 제시하면 입주신청이 가능하다. 행복주택은 현재 전국 119곳에서 약 7만호가 조성 중이며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69곳에서 4만2,000호가 공급된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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