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3국
백 박영훈 9단 흑 이동훈 3단
장면 5 국내 젊은 기사들 사이에서 농반진반으로 전해지는 ‘박영훈을 이기는 법’이란 게 있다.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박영훈이 먼저 공격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엉뚱하게 들리겠지만 박영훈이 형세판단이나 끝내기가 무척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전투에는 그리 능하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일리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앞서 결승 2국에서 그랬듯이 이번 3국에서도 이동훈이 초반에 실리에서 크게 앞서자 박영훈이 좌변에서 맹공을 펼쳤지만 결국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1부터 5까지 진행해서 흑이 쉽게 수습된 모습이다. 박영훈이 더 이상 공격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6으로 흑 한 점을 잡았다. 이때 흑이 참고1도처럼 사는 건 너무 작다. 이동훈이 먼저 7로 끊은 다음 8 때 9로 돌려친 게 좋은 수순이다. 다음에 참고2도 1로 단수 치면 2부터 4까지 바꿔치기가 이뤄지는데 흑이 선수를 뽑아 5로 귀를 지켜서 알기 쉽게 우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이동훈이 뭔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갑자기 손을 멈추고 좀처럼 착수를 하지 않는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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