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 무한도전 고정멤버로 넉 달
"촬영 때마다 기대 되고 긴장 돼요 가수보다 MC 볼때 살아있는 느낌"
“주위에서 MBC ‘무한도전’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셔서 정말 감사한데 그만큼 부담도 커요. ‘변했다’는 얘기 나올까 두려워요.”
30일 경기 남양주시의 한 스튜디오. 케이블채널 KBSW 예능 프로그램 ‘뷰티 바이블 2015’(이하 ‘뷰티 바이블’) 포스터 촬영장에서 만난 광희(27)는 한껏 몸을 사렸다. 말 자체를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5월 ‘무한도전’ 고정 멤버로 선정된 뒤 그에 대한 대중의 주목이 커졌지만 기쁨을 내보이기를 자제하는 눈치다. 그의 ‘무한도전’ 합류를 반대한다는 서명 운동에 악플로 홍역을 치른 뒤 자칫 프로그램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진 탓이다. 2010년 초반 주위 눈치 보지 않는 행동으로 웃음을 줬던 ‘깝돌’이 ‘국민예능’에 출연하며 치르게 된 성장통이다. ‘무한도전’을 시작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촬영 때마다 긴장”이라는 광희는 “(쫄쫄이 의상을 입고 몸 개그를 펼치는) ‘무한도전 클래식’과 가요제 외에는 못해본 게 너무 많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그래도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가 입에 오르자 광희의 표정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 태양과 함께 황태지란 팀을 꾸려 힙합곡 ‘맙소사’를 내 주목 받은 광희는 “제국의아이들에서 할 수 없는 장르의 음악을 시도해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지용(지드래곤)이와 영배(태양)와 기적처럼 한 그룹이 돼 나도 가수라는 걸 보여 줄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광희는 ‘무한도전’출연 전 슬럼프를 겪었다. 2012년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며 ‘예능돌’로 상종가를 치다, 2013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 물 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광희는 “예능의 트렌드가 빨라 새로운 인물이 떠오르는 게 당연한 건데 사람들의 평가는 냉정하더라”며 “제국의아이들 다른 멤버들과 비교하며 약발이 다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변호인’(2013)으로 1,000만 배우가 된 임시완 등 부상하는 다른 멤버들과의 비교하며 ‘광희는 뭐하냐’는 비아냥이 내심 상처가 됐다는 이야기다.
위기에서 “꾸준히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잡았다는 광희는 ‘무한도전’, KBS2 ‘비타민’을 비롯해 5개 프로그램 출연으로 쉴 틈이 없다. ‘무한도전’ 합류 후 주가가 뛰어 찾는 곳이 많아졌는데, EBS ‘최고의 요리비결’과 ‘뷰티 바이블’은 상대적으로 화제가 떨어지지만 계속 출연하기로 했다. 광희는 “‘무한도전’을 하기 전부터 나를 찾아준 곳”이라며 “잘리지 않는 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여줬다. 남자 연예인으로 뷰티 프로그램에 애정을 쏟는 이유를 묻자 그는 “피부색이 어두워 데뷔 후 화면에 잘 나오기 위해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다. 내가 얼굴 시술도 많이 하지 않았느냐”고 웃으며 “남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2010년 가수로 데뷔했지만 광희는 예능인으로 변신을 즐기는 편이다. “가수로 시작했지만 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 있고, 그게 나에겐 예능이과 MC였다”고 말했다.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였던 김기범과 원더걸스 멤버였던 안소희가 연기에서 더 희열을 느껴 배우 활동에 집중하는 것과 비슷한 사례다. “가수로선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감이 덜하기도 하다”며 예의 솔직한 면모를 드러냈다. “MC를 볼 때 더 살아있는 느낌이고, 많은 분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를 더 느끼고 알아봐준다”는 말엔 방송인으로서의 열정도 전해졌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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