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포털, 스타트업 등 IT업체 밀집한 판교 - 반바지에 샌들 자유로운 복장
정부청사, 보험회사, 법무법인 등 모여있는 광화문 - 정장 바지에 반팔 셔츠가 대세
# 오전 9시 41분 경기 성남 판교역 1번 출구(왼쪽 사진)
무릎을 덮지 않는 반바지에 목깃이 없는 라운드넥 티셔츠를 입고 푹신한 어깨패드가 있는 백팩을 멨다. 카드목걸이를 걸고 런닝화를 신었다.
# 오전 8시 42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1번 출구
목깃이 빳빳한 흰색 와이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바지, 그리고 검정 구두. 서류가방은 고풍스러운 멋이 나는 크로스백을 멨다. 걸을 때마다 바지 다림질선이 날카롭게 요동친다.
게임회사, 포털, 스타트업 등 IT업체가 밀집한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의 출근길 풍경은 자유분방 그 자체였다. 지난 27일 오전 9시 30분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1번 출구. 일반 회사라면 오전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도 남을 시간이지만 한가하기만 하다. 10시가 다 돼서야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라운드티에 반바지, 거기에 야구모자까지. 청바지는 얌전한 축에 속한다. 샌들과 슬리퍼도 자주 보인다.
빨강 반바지에 런닝화를 신은 김모(29)씨는 "얼마 전 창업했는데 제가 CEO, 친구가 CTO, 다른 직원 한 명까지 셋이라 그냥 편하게 입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유명 IT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건 한 직장인은 "코딩(프로그램의 코드를 작성하는 일)하는데 정장을 입을 필요는 없죠"라며 "우린 일할 때 편한 게 최고"라고 밝혔다. 흰색 와이셔츠에 회색 정장을 갖춰 입었던 한 시민은 취재하고 있는 기자에게 길을 묻기도 했다. 판교에 처음 방문한 그는 "공대 캠퍼스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판교룩'은 흔히 알고 있는 '직장인 패션'과는 거리가 멀었다.
판교테크노밸리 출근길 남성 복장을 분석했다. 이곳으로 출근이 몰리는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200여명을 촬영한 뒤 옷차림에 따라 분류했다.
1-1. 긴바지 + 목깃이 없는 티셔츠(약 30%)
1-2. 긴바지 + 목깃이 있는 티셔츠(약 23%)
1-3 반바지(약 19%)
1-4. 긴바지 + 셔츠(약 18%)
1-5. 긴바지 + 줄무늬 티셔츠(약 10%)
지난 27일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지방경찰청, 김&장, 현대해상 등이 모여있는 이곳은 전형적인 사무지구 모습이다. 비교적 이른 오전 7시부터 전통적인 출근 복장을 갖춰 입은 시민들이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무늬 없는 흰 셔츠에 어두운 정장 바지가 역시 대세다. 전형적인 '회사원룩'이다. 바지와 한 벌인 재킷에 샐러리맨의 상징인 서류가방을 든 남성들이 많다. 백팩을 메고 운동화를 신은 직장인도 종종 보인다.
전형적인 직장인 패션이 주를 이루는 광화문 출근길 남성 복장을 분석했다. 이곳으로 출근이 몰리는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200여명을 촬영한 뒤 옷차림에 따라 분류했다.
2-1. 반팔 셔츠 + 정장 바지(약 47%)
2-2. 긴팔셔츠 + 정장바지(약 23%)
2-3 캐주얼(약 16%)
2-4 슈트(약 14%)
[편집자주] 한국일보닷컴(www.hankookilbo.com)은 '패션 온도차'를 주제로 지역별, 시기별, 상황별 옷차림 차이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1회 백화점 vs 은행 보기)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조영현 인턴기자(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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