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사모펀드 근무 5세 연하와 연말 화촉… 후계구도 영향 줄 듯
언니 임세령 상무보다 지분 더 많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딸 임상민(35) 대상 상무가 올해 말 결혼한다. 임 상무는 언니인 임세령(38) 상무보다 그룹 지분을 더 많이 갖고 있어 이번 결혼이 그룹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임 상무는 국균 전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 대표(현 경영자문위원)의 장남 국유진(30ㆍ미국명 크리스 국)씨와 12월에 결혼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임 명예회장을 비롯한 양가 가족들은 지난주 임세령 상무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의 프렌치 레스토랑 ‘메종 드 라 카테고리’에서 4시간 동안 상견례를 가졌다.
임 상무보다 5살 연하인 국 씨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서울외국인학교를 다녔고 미 시카고대학을 조기졸업한 뒤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JP모건체이스를 거쳐 외국계 사모펀드회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임 상무와 지난 겨울 사교모임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대상 오너인 임 회장은 키 180㎝에 호남형인 국씨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령 상무도 프로포즈에 쓴 꽃 장식을 직접 만들어주는 등 동생의 결혼을 축복했다.
임상민 상무의 결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대상 그룹의 후계 구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36.71% 지분을 갖고 있는 임상민 상무다. 언니 임세령 상무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20.41% 지분을 갖고 있다.
동생인 임상민 상무가 지분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은 지금은 이혼한 임세령 상무가 199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임 명예회장은 2001년부터 승계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매들에게 대상 주식을 나눠 줬는데 삼성가 사람으로 출가외인인 언니보다 동생에게 더 많은 지분을 배정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동생인 임상민 상무가 대상그룹의 경영권을 물려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도 언니 임세령 상무가 대상그룹의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고 개인사업에 주로 치중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임상민 상무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차녀 임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와 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후 2009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12년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반면 연세대 경영학과를 다니던 중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해 미 유학길에 올랐던 언니 임 상무는 줄곧 육아에만 전념하다 2009년 이혼한 뒤 2012년 대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사하며 회사로 복귀했다.
미원과 청정원, 종가집, 순창 등 식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대상은 재계서열 48위 기업이다. 2005년부터 대상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움직인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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