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대응 한·중·일 공조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사기범의 육성을 담은 ‘그놈 목소리’가 중국에도 전파된다.
금융감독원은 중국, 일본 금융감독당국과 금융사기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그놈 목소리’ 공개 등 사기대응 기법을 공유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지난 17~21일 중국은행감독회, 일본금융청 관계자와 만나 보이스피싱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측은 이 자리에서 전화신고로 계좌지급을 정지시킬 수 있는 제도, 300만원 이상 입금된 현금은 자동인출기에서 30분 뒤에 인출할 수 있는 제도, 오랜 기간 쓰지 않은 계좌에 입금된 현금의 자동인출기 인출 제한 등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한국 금융당국의 방안을 설명했다. 금융감독당국 간 핫라인 확보는 물론 경찰까지 포함한 공조체계 구축도 협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이 가운데 ‘그놈 목소리’ 공개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중국 금융당국이 이를 공식 요청하면 우리측이 확보한 340여개 사기범 목소리 녹음파일과 입수 방법 및 공개기법 등도 제공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3일부터 ‘보이스피싱지킴이’ 홈페이지에 금융사기범들의 육성인 ‘그놈 목소리’를 공개하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2013년 30만건에서 지난해 51만건으로 크게 늘고 있다. 피해액수도 100억 위안에서 212억 위안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에서 육성이 공개되면 압박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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