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코미디언 남성남(본명 이천백)이 31일 별세했다. 84세. 엄용수 코미디언협회장은 31일 유족에게 들었다며 “이날 오전 6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며 “전날 속이 안 좋아 음식물을 게워내 약을 먹고 잠들었는데 일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남성남은 작고한 남철과 짝을 맞춘 만담 개그로 1960~1970년대를 풍미했다. 무대 좌우를 오가는 ‘왔다리 갔다리춤’이 특히 인기였다. 전유성씨는 “국내 코미디계에 홍해 남춘 콤비 등이 있었지만, 남철-남성남처럼 오래 무대에 섰던 이들이 없다”며 “특히 서민적인 개그가 장기였다”고 말했다.
엄 회장도 “남성남 남철 선배는 무대에 나오기만 해도 시청자들이 웃을 정도였다”며 “남철 선배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남 선배가 부쩍 우울해 하고 힘을 잃으신 것 같았다”고 안타까워했다. 남철은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지난 2013년 6월 세상을 떠났다. 동료를 잃은 남성남은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두문불출했다.
남성남은 최근까지 무대에 서며 개그 열정을 불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건 코미디언협회 총무는 “남 선배께서 지난 21일 양양에서 공연 했다”며 “직접 차를 몰고 공연장을 다닐 정도로 정정했는데 건강이 갑작스럽게 안 좋아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남성남은 29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도 참가할 계획이었지만 건강이 안 좋아 포기했다.
빈소는 성남 분당차병원 2호실, 발인은 9월 2일. 유해는 남철이 안치된 “분당 휴 추모공원에 나란히 모실 것 같다”고 이 총무는 전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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