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비어 등 단속·처벌 대폭 강화
상하이지수는 3.8% 급락 후 반등
중국이 더 이상 인위적인 증시 부양책을 쓰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충격으로 하락했다 곧 바로 회복했다.
베이징(北京)의 한 소식통은 31일 “증시 대책이란 원래 시장이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뺨을 한 두 대 때리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시장의 뺨을 계속 때리는 것은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보고, 앞으론 인위적인 증시 부양책은 내 놓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올 6월부터 증시가 급락하자 중국 정부가 기관들로 ‘국가대표팀’을 구성, 주식을 사들이는 등 사실상 증시에 직접 개입해 온 기조를 바꾼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3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대규모 주식 매입을 통해 증시를 부양하려던 시도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FT는 지난 2개월 간 중국 정부가 약 2,000억달러(약 236조원)를 시장에 쏟아 부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가는 여전히 고점 대비 4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8월 중순 이후부턴 증시 급락에도 중국 정부가 관망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물론 지난 27일 장 마감을 한 시간 앞두고 대규모 매수 개입을 재개, 증시가 이틀 간 10% 가량 오르긴 했지만 이는 9월3일 전승절 열병식을 앞두고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위한 이례적인 조치였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앞으로 추가적 매수 개입은 상당히 억제될 것이란 이야기다.
대신 중국 당국은 주가 부양 노력을 방해하는 개인이나 기관에 대한 단속과 처벌은 크게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경제전문잡지 ‘재경’의 왕샤오루 기자가 30일 형사 구금됐다. 왕 기자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출구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다. 관영 CCTV는 31일 왕 기자의 참회 장면까지 방송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직원도 상장 심사 시 편의를 제공한 뒤 뇌물을 받았다 체포됐다. 중신(中信)증권에선 무려 8명의 고위 경영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긴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부는 증시는 물론 톈진(天津) 폭발 사고와 열병식 관련 유언비어 유포자 등 모두 197명을 조사하고 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최근 증권사와 증권 거래소 등 19곳의 기관 책임자를 모아 회의를 갖고,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러한 소식에 31일 증시는 다소 충격을 받았다 오히려 곧 바로 회복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한때 3.8%나 급락, 3,100선까지 위협받았지만 장 막판 낙폭을 줄여 0.82% 떨어진 3,205.99로 마감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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