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시리즈 ‘나이트메어’와 ‘스크림’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감독 웨스 크레이븐이 30일 뇌종양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76세.
크레이븐은 호러 장르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공포영화의 장인으로 유명하다. 1972년 각본과 편집까지 도맡아 완성한 ‘왼편의 마지막 집’으로 데뷔해 수십 편의 공포영화를 만들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살인마 캐릭터 프레디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나이트메어’ 시리즈와 유령 가면으로 유명한 ‘스크림’ 시리즈로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크레이븐 감독은 무명 배우였던 조니 뎁, 샤론 스톤, 브루스 윌리스 등을 발굴하기도 했다. 조니 뎁은 1984년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1편에 출연했고, 샤론 스톤은 ‘악령의 리사’(1981), 브루스 윌리스는 TV시리즈‘환상특급’의 한 에피소드에서 처음으로 주연급 배역을 맡았다. 호러와 스릴러가 그의 주특기였지만 드물게 드라마 장르의 영화를 찍기도 했다. 뉴욕 할렘가의 초등학교에서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보조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뮤직 오브 하트’(1999)는 주연배우 메릴 스크립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놓았다.
새에 대한 애정이 깊었던 그는 야생동물보호협회인 오듀본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편 잡지에 새 관련 칼럼을 연재했다. 1999년 작가로 변신해 소설 ‘파운틴 소사이어티’를 출간했다. 감독으로서 마지막 연출작은 아내가 제작자로 참여한 ‘스크림4’(2011)였다. 부인은 영화 제작자이자 디즈니 전 부사장 이야 라분카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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