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차량에서 홀로 내린 8살 어린이가 길을 건너다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을 위한 ‘세림이법’은 학원ㆍ체육시설 버스에 동승자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15인승 이하 버스에 한해 2년간 유예조치 해 해당 학원은 이 규정의 처벌을 피할 전망이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후 3시쯤 경기 평택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일방통행로(폭 4~5m)에서 이 학교 1학년생 박모(8)군이 강모(27)씨가 몰던 토스카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박군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2~3m 앞에 정차한 미술학원 차량에서 내려 학원차 앞으로 길을 건너다 뒤따르던 강씨의 승용차에 변을 당했다.
박군이 타고 온 미술학원 차량은 지난 1월29일 개정 시행된 ‘도로교통법(세림이법)’에 따라 관할 경찰서에 ‘어린이 통학버스’로 신고돼 있어야 하지만, 학원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사고 당시 동승 보호자도 없었으나 15인승이어서 이 규정에 대한 처벌은 아예 피할 수 있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원차 운전자 도모(56)씨가 학교 근처에 도착한 뒤 박군 등 원생 2명을 모두 하차시켰으나 운전석에서 내려 직접 승ㆍ하차 지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 강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미술학원 차량 운전자 도씨와 원장 박모(50ㆍ여)씨에 대해서도 도로교통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지 따져보고 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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