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경찰, 20대 터키인 남성 체포
"동료 복수 위해 개인적으로 범행"
지난 17일 태국 방콕 시내 유명 관광지인 에라완 힌두사원에서 발생해 140여명이 사상한 폭탄 테러 용의자로 20대 터키인 남성 한 명이 붙잡혔다. 30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29일 오후 1시 30분 방콕 시내 동쪽 농촉지구 아파트에서 100명이 넘는 경찰과 군인을 동원해 에라완 사완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터키인 아뎀 카라다그(28)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현지 경찰은 카라다그의 아파트에서 폭탄을 제조하는 기구와 각종 재료를 다량으로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에라완 사원 테러 당시 폭발한 폭탄 제조에 사용된 지름 0.5mm 볼베어링도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된 증거물품은 정황상 모두 에라완 사원 사건에 사용된 폭탄과 동일하거나 같은 종류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영 일간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카라다그는 체포 당시 가짜 터키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현재 불법 폭발물 소지에 대한 여죄를 밝혀내기 위해 군사시설에 구금되어 조사를 받고 있다. 다만 경찰은 카라다그의 테러 행위가 당초 예상과 달리 국제적 테러조직이 연관된 조직적 범죄가 아닌, 사적인 복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솜욧 뿐빤모엉 태국 경찰청장의 말을 인용해 “경찰은 용의자가 자신의 동료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복수에 나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솜욧 청장은 “엄밀한 의미에서 테러리즘은 아닌 것 같다”라며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 소행은 아닌 것으로 단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찰은 용의자의 동료가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폭탄을 터트렸는지 자세한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태국 경찰은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다음날인 18일 방콕 시내 사톤 다리에서 짜오프라야 강가 선착장으로 던져진 폭탄 사건의 용의자로도 동일하게 카라다그를 지목했다. 경찰은 “카라다그가 지난해 1월부터 수차례 태국을 오갔으며 그의 아파트에선 태국인 여권 외에도 여러 여권들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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