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설에 휘말린 강용석(46) 변호사가 20일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방송에는 여전히 그가 출연하고 있다. 일부 종합편성채널이 녹화분을 아무 설명 없이 내보내고 있어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TV조선은 25일과 26일 강 변호사가 출연한 ‘솔깃한 연예토크 호박씨’와 ‘강적들’을 내보냈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연예, 시사 등 주제에 대해 6~7명의 패널들이 의견을 나누는 포맷으로, 강 변호사의 분량 비중이 절대적으로 많다. ‘강적들’은 아예 그가 진행자다. 제작진은 그의 녹화분을 삭제하거나 줄이는 등의 편집을 거치지 않고 평소와 똑 같이 방송을 내보냈다.
강 변호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JTBC ‘썰전’도 마찬가지다. 썰전 제작진은 20일 “녹화를 마친 분량만 20일과 27일 2주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라며 방송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혔다. 방송이 나간 후 이들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하차도 끝까지 미루더니 녹화분이라는 이유로 논란 인물을 방송에 내보내고 있다” “시청자를 기만하는 것”이란 비판 글이 올라왔다.
더욱이 이들 프로그램은 방송 내내 자막 등을 통해 강 변호사의 하차 소식을 전하지도 않았다. 27일까지 이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는 하차와 관련한 어떤 공지사항도 올라와있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지켜봐 온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TV조선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 방송분부터 강 변호사는 출연하지 않는다”며 “강 변호사 워낙 갑자기 자진 하차 소식을 전해왔고 이미 2주 전 녹화를 끝낸 상황이라 방송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고 설명했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강 변호사의 출연 프로그램이 대부분 누군가를 뒷담화하는 내용이라 시청자들은 더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방송사들이 일찌감치 다른 출연자 섭외 등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면 최소한 시청자들의 양해라도 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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