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에 이어 '돈 되는' 방송이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경제'를 앞세워 스타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들춰보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쇼핑 습관을 제안하는 경제 예능 프로그램이 잇따라 제작되고 있다.
jtbc는 선택장애에 빠진 현대인들의 소비 욕망을 분석하는 신개념 쇼핑 심리토크쇼인 '연쇄쇼핑가족'을, TV조선은 스타의 집을 찾아 그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중고로 처분해주고 현재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건을 대신 구입해주는 리얼 매매 버라이어티 '영수증을 보여줘'를 내놓았다.
두 예능 모두 시청자들의 경제 지수를 높인다는 야심찬 기획 하에 제작되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연쇄쇼핑가족'은 영수증을 통해 MC들의 소비내역을 들여다보며 소비패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영수증 토크'를 선보였다. 두 장에 60만원이 넘는 티셔츠, 해외직구 피규어까지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영수증이 등장했다. 하지만 몇 십만 원을 쉽게 쇼핑하는 그들의 소비패턴은 시청자들에게 공감보다는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베일을 벗은 '영수증을 보여줘' 역시 비슷한 형태다. 다음달 첫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도 스타들의 화려한 영수증에만 집착한다면 시청자들의 위화감을 피할 길이 없다. '소비의 홍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소비패턴을 점검한다'는 프로그램의 취지가 묻히고 경제 상식과 현명한 소비 방법을 전해줄 전문가들의 조언도 무색해질 일이다.
특히 '영수증을 보여줘'는 스타들의 물건을 직접 보여주는 형식이라서 협찬이나 PPL 등이 범람할 위험도 있다.
이를 두고 연출을 맡은 김세원 PD는 "협찬을 배제하고 스타가 직접 구매한 상품만 방송에 담겠다"며 "협찬을 받기 시작하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상품의 정체가 어느 정도 노출되기 때문에 간접 광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교양과 예능이 접목된 프로그램의 시도는 분명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두 경제 예능이 영수증 한 장으로 무심히 '부'를 드러내는 것에만 그칠 지, 실제 시청자의 현명한 소비 패턴에 도움이 줄 지는 물음표로 남았다.
김서연 인턴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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