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손흥민(23·레버쿠젠)이 행선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큰 무대를 원한 손흥민의 바람과 최전방 공격수 해리 케인(22)의 단짝을 구하려던 토트넘의 희망사항이 맞물려진 결과로 풀이된다.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설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됐다. 영국 언론은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이 손흥민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적설이 불거질 때마다 손흥민은 손사래를 쳤다. 당시 인터뷰에서도 그는 "독일을 떠날 생각이 없다. 레버쿠젠의 감독, 선수들이 나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며 팀 잔류를 못박았다.
그러나 성장의 욕구는 그를 움직였다. 손흥민은 "5년, 10년 뒤 내가 어떻게 성장할지 궁금하다. 향후 어린 선수들이 나를 롤 모델로 꼽을 만큼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자신의 우상으로 EPL 출신의 박지성을 꼽았다. 소속팀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지만, 그만큼 더 큰 무대에서 훌륭한 선수들과 겨루고 싶은 마음도 예전부터 확고했던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도 손흥민을 간절히 원할 만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젊은 피' 케인의 활약으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케인이 리그 21골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토트넘은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명문 클럽에 이어 5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라스트 퍼즐'을 찾는 데 열을 올렸다. 리그 명문 클럽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 끗'이 필요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케인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선수를 원하고 있다. 골 결정력은 필수다. 현재 케인의 뒤를 받치고 있는 선수들은 크무사 뎀벨레, 리스티안 에릭센, 에릭 라멜라, 나세르 샤들리이다. 이들은 모두 득점력에서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및 각종 대회 포함, 42경기에 출전해 17골과 4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득점력이 검증된 공격수라는 점은 토트넘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토트넘은 지난 2005년 여름 이영표(38)를 영입해 효과를 봤기 때문에 또 다른 한국인 손흥민의 영입도 위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손흥민(왼쪽, 구단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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