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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 눈 뜬 기업들 "대학과 산학협력 통해 난제 해결"

입력
2015.08.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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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부산대 수학과와 협약

삼성전자·넥슨·수협 등도 수학자 채용·수학계와 협력 고려

삼성중공업은 최근 수학자들과 ‘동행’을 시작했다. 부산대 수학과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해양플랜트 등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교류하기로 했다. 사업에 수학이 반드시 필요해도 기업 입장에서 당장 수학자들을 채용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삼성중공업과 부산대는 산학협력 교류를 통해 난제 해결과 인력 양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제약이나 생명공학 기업들도 수학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양사와 파미셀, 노바셀 등은 건국대 수학과 연구진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난제 해결에 나섰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 기술이 실제 임상에 쓰일 만큼 한 단계 발전하려면 원하는 장기의 세포로 정확히 분화하도록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업들은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줄기세포의 분화 과정을 필요한 대로 설계하거나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는 빅데이터팀에 수학과 출신 직원들이 포진했다. 이들은 매일 쏟아져 나오는 정보통신 데이터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수학적 기법을 고안해 각계에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성과도 몇 차례 냈다. 서울 시내 심야버스 노선을 결정할 때 휴대폰 위치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을 정류장으로 점 찍었고, 조류인플루엔자(AI)가 철새 분변이 아닌 축산 차량으로 확산된다는 근거 역시 수학으로 제시해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넥슨, 메리츠화재보험, 수협, 세브란스병원 등도 수학자 채용이나 수학계와 협력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공식적으로 수학계의 ‘슈퍼 인재’들을 찾아나서는 등 수학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첨단 반도체 산업의 암호화 기술이 수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융, 교통 분야에 쓰이는 반도체인 스마트카드칩의 보안과 전자 서명 등의 기능을 강화하려면 수학 기반의 암호화 기술이 필수”라고 말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벨연구소 등 세계적 기업의 혁신 기반이 수학이라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약 4,000조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유명 헤지펀드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활용하는 주요 전략 역시 수학 알고리즘이다. 수학자 3명이 2008년 공동 창업한 미국 벤처기업 아야스디는 위상수학을 활용해 추가 암 검진이 필요한 환자와 사기성 신용카드 등을 판별해내는 기술을 상업화했고, 1억달러 이상의 투자자금을 확보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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