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들어 있었는지 몰랐다"
25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총기 오발사고가 발생해 의경 한 명이 숨졌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이날 오후 4시 52분쯤 구파발 검문소에서 박모(54) 경위가 자신의 경찰조끼에 들어있던 38구경 권총을 꺼내 장난을 치는 과정에서 총알이 발사돼 앞에 있던 박모(21) 상경이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박 상경은 사고 발생 후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고 인근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 40여 분만인 오후 6시 3분 사망했다.
조사 결과 이날 사고는 박 경위가 의경들이 검문소에서 간식을 먹는 것을 보고 “자신을 빼놓았다”며 장난을 치다 총기를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파발 검문소는 경위급 경찰관 1명과 의경 4명이 한 조를 이뤄 3개 조가 돌아가면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박 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38구경 첫 탄은 총알이 없고 두 번째 탄은 공포탄이어서 당연히 노리쇠가 빈 탄에 맞춰진 줄 알고 장난으로 방아쇠를 당겼는데 실탄이 나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38구경 권총은 6연발로 첫 탄은 비워 놓고 나머지는 공포탄 1발과 실탄 4발을 채워놓고 있다. 또 격발을 하려면 방아쇠울에 설치된 고무를 제거해야 된다. 경찰 조사 결과 박 경위는 격발 전 고무를 제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경위와 현장에 있던 대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총기관리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박 경위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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