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 폭락장서 한국은 반등
"심리선 무너져 하락 압력 여전"
최근 글로벌 패닉 장세의 진원인 중국 증시가 ‘브레이크 없는 폭락세’를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렇다 할 반등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그간 유동성 투하로 주가를 떠받쳐온 중국 당국마저 최근 이틀 간의 폭락장세를 방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우리를 비롯한 일부 증시가 반등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위기의 진원이 진정되지 않는 한 공포감은 수그러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전날 대비 6%대 하락으로 개장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장에서 4%대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급락세가 재현되며 장 마감 직전 8%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1,500억위안(27조6,450억원) 규모의 시중자금을 풀었을 뿐 직접적인 증시 부양책은 구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관을 총동원해 증시 살리기에 나섰던 중국 지도부가 더 이상의 증시 부양은 비용만 들 뿐, 결국 실패할 것이라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0~11일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단행 이후 환율 방어에 매진하고 있는 점도 당국의 증시 방관 요인으로 꼽힌다. FT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화 절하 조치 이래 외환시장 개입에 투입한 비용은 2,000억달러(238조8,000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선 이날 한국, 대만 등 아시아와 유럽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점을 들어 ‘중국발 패닉이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낙관론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진원인 중국 상황은 여전히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투자심리를 지탱하던 3,000선까지 무너졌고 시장 신뢰 역시 계속 저하되고 있어 주가 하락 압력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증시는 결국 경제 기초여건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국발 금융불안은 하루이틀에 끝날 사안이 아니다”며 “앞으로도 중국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조만간 지급준비율 인하 등을 통해 상황 반전을 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유동성 완화 정책이 당국의 위안화 방어 노력과 상충되는 탓에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우리 증시의 반등 기대감에도 아직은 신중론이 다수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5일 코스피 반등은 패닉 국면의 과도 낙폭을 되돌리는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금리의 9월 인상 여부가 결정될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까지는 뚜렷한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하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환율 결정방식을 바꾸면서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이 경우 한국을 비롯해 중국 경제와 연관성이 큰 국가를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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