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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북한 도발에도 우리사회 모습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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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북한 도발에도 우리사회 모습 달랐다

입력
2015.08.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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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뢰도발과 포격 사건으로 인한 남북간 대치 국면에서 우리 사회는 예상치 않은 결실을 얻었다. 불안과 공포가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극도의 긴장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침착하고 차분했다. 북한 도발이 생길 때마다 반복돼온 남남갈등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달라진 광경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억지 행태가 우리 체제의 결속력을 한층 강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 정체성과 국익보다는 개인 이익과 행복을 우선하는 경향이 있는 젊은층의 달라진 안보의식이 무엇보다 큰 변화다. 전역 연기를 희망하는 장병이 잇따르고, “명령 대기 중이니 불러만 달라”며 결의를 다짐하는 젊은 예비역들도 많았다. 육군 페이스북에는 수많은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같은 또래 동료 병사들의 참혹한 부상이 언제든지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한 것으로 보인다. 지뢰ㆍ포격 도발을 자행하고도 사과는커녕 남측의 조작극으로 몰아붙이는 뻔뻔함이 2030세대의 안보관을 바꿔놓은 것이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있을 때마다 나타났던 생필품 사재기나 현금 인출사태도 없었다. 북한의 전쟁 위협에도 시민들은 평소처럼 일상을 유지했다. 일각에선 국민들의 안보불감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시시각각 들려오는 뉴스에 눈을 떼지 않은 걸 보면 안보 태만이 아니라 평상심을 잃지 않은 모습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도발이 발생하면 제기되던 음모론이 자취를 감춘 것도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유언비어와 괴담이 유포되긴 했지만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부 포털 토론방에는 “국정원의 해킹을 덮으려는 조작”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금세 사그라들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가 유념해야 할 것은 국민들과 젊은층의 인식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요인이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점이다. 군 당국이 이전과 달리 지뢰도발 동영상을 공개하고 기자들을 현장에 불러 상세한 내용을 알렸던 점이 주효했다. 북한의 소행이 분명한 영상을 본 국민으로서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없는 게 당연한 이치다. 천안함 사건에서 음모론이 확산된 배경에는 군 당국이 사태 초기에 불리한 사실을 숨기고 말을 바꾸고 한 데도 원인이 있다. 정부의 솔직하고 투명한 행정이 국민들 의식을 성숙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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