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정보(information) 없는 현대 생활은 불가능하다. 넘치는 정보를 가려 듣고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Information 앞에 ‘mis-‘와 ‘dis-‘ 중 어떤 접두어가 붙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된다. 인도네시아의 Mister Bond로 불리는 Toba Beta는 ‘Disinformation is duping. Misinformation is tricking’이라고 했다. 그의 저서 ‘Master of Stupidity’라는 책에 나온 어구로, ’역정보는 속임수지만 오보는 혼동’이라는 뜻이다. ‘mis-(=bad, wrong)’라는 접두어가 붙으면 실수든 아니든 ‘오보’ ‘잘못된 정보(wrong information)’를 의미한다. ‘dis-(=against)’가 붙으면 ‘반대되는’ ‘역방향의’ 뜻이 더해져 ‘거짓 정보(false information)를 흘리다’ ‘일부러 속이기 위해 엉뚱한 정보를 흘리다’라는 뜻이 된다. 과거 냉전시대에는 KGB와 CIA가 서로 역정보를 흘리는 일이 흔했는데 전쟁을 위한 불가피한 작전으로 여겨졌다.
Information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의도에 따라 성격이 갈린다. 과거 나치 정부가 조직적으로 민중을 호도하거나 세뇌하려고 했던 것은 일종의 정치적 홍보(propaganda)였는데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disinformation에 해당된다. ‘Propaganda’라는 용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정당이나 이해 집단이 자신의 의견을 인식시키기 위해 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disinformation은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서 상대를 고의로 속이기 위해 역정보를 흘리는 것이다. 정부가 A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을 경우 더 큰 여파의 B사건을 터뜨려 일반 대중의 판단을 흐리는 것도 disinformation다. 영국 Churchill 수상은 ‘전쟁 시 진실은 매우 소중하여 거짓의 홍위병이 수행해야 한다(In wartime, truth is so precious that she should always be attended by a bodyguard of lies)’고 말했다. 미국 CIA도 금년 초 ‘우리는 미국 대중이 모든 것을 거짓이라고 믿을 때 역정보가 완성되었다고 본다(We'll know our disinformation program is complete when everything the American Public believes is false)’고 시인했다.
정부의 역정보 시도가 국민에게 발각되면 음모론(conspiracy)이 탄생하고 루머가 나돈다. 한국의 ‘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처음에는 misinformation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잘못된 정보가 아니라 ‘정보 부재’ ‘통치 능력 부재’로 드러났다. D Alamprabu의 말처럼 ‘I don’t believe in information, I believe in disinformation’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Newton Lee은 ‘정보는 현 시대의 산소이지만 역정보는 대중을 숨막히게 하는 일산화탄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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