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가장납입 돈 빌려주고는
“신고하겠다” 협박해 9억 뜯고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하면
몰래 마약 먹인 뒤에 신고하고
5년간 소득세 97억 포탈 '비리 백화점'
‘명동 사채왕’에게 징역 11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김강대 부장판사)는 24일 주금가장납입(허위 유상증자)과 공갈 등 18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이 구형된 ‘명동 사채왕’ 최진호(61)피고인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1년에 벌금 134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5년간 50억원의 소득세를 포탈했고, 주금가장납입을 방조하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거액을 갈취한 점, 수사나 재판과 관련해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사람을 무고하기 위해 마약을 먹여 허위신고 하는 등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돈과 지위를 이용하여 약자들을 상대로 무소불위의 횡포를 부리며 돈과 사회적 지위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았다”며 “재판 과정에서도 측근을 통해 관련 증인을 회유하거나 매수를 시도하는 등 공소사실을 대부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들에 대한 변상이나 사과도 없는 점에 비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기소한 18개 혐의 중 13개에 대해 유죄 내지 일부유죄를 선고했다.
최씨는 2012년 2월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수면위로 드러난 뒤 그 해 4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6건의 사건이 더해져 모두 7건의 재판이 병합돼 이날 3년4개 월 만에 1심 선고가 났다. 수사기록이 방대하고 최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 132명의 증인을 소환과 159회의 증인신문, 97회나 열린 공판으로 지난달 13일에야 변론이 종결됐다.
최씨로부터 현직 판사시절 2억6,864만원을 받은 최민호(43) 전 판사는 지난 5월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최씨는 또 검찰 수사관 2명에게도 4,0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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