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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으로 10년… 멜로 피할 수 없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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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으로 10년… 멜로 피할 수 없는 나이

입력
2015.08.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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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 tvN '오나귀' 욕정녀 변신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으로 데뷔 10년 만에 성인 멜로 연기를 선보인 박보영은 24일 인터뷰에서 “다른 드라마 속 키스신을 엄청 보며 연습했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kokilbo.com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으로 데뷔 10년 만에 성인 멜로 연기를 선보인 박보영은 24일 인터뷰에서 “다른 드라마 속 키스신을 엄청 보며 연습했다”며 웃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kokilbo.com

“나랑 한 번만 해요.” 한 여인이 사내를 쫓아 다니며 잠자리를 요구했다. “여자애가 자존심도 없이”라는 면박을 받고도 침대까지 따라와 앙탈을 부린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속 박보영의 모습이다. 그는 남자의 양기를 얻어 승천하려는 처녀 귀신에 빙의된 ‘욕정녀’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과속스캔들’(2008) ‘늑대소년’(2012) 등에서 청순한 소녀를 연기한 박보영의 변신이다. 24일 서울 이태원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보영은 “데뷔 후 10년 만에 키스신도 찍었다”며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얼굴까지 빨개졌다. 2006년 EBS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열 일곱 살에 연기를 시작한 그에겐 모험이었단 얘기다. 박보영은 “미혼모(‘과속스캔들’)에 병약한 소녀(‘늑대소년’) 등 슬프고 우울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한 멜로 연기는 자신이 없어 안 했어요. 제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다 ‘오 나의 귀신님’ 대본이 들어왔고, 처음에는 자극적인 대사에 놀랐지만 1인 2역이라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명랑함에 끌렸죠. 저도 이제 스물 여섯인데 멜로 연기를 피할 수도 없단 생각에 용기를 냈죠, 하하하.”

충남 증평군에서 자란 박보영은 학창시절 순둥이였다. 직업 군인인 아버지 밑에서 반항은 꿈도 꾸지 못했다. 증평여중 재학 때 영상동아리에 들어 단편영화 ‘이퀄’을 찍은 게 일탈이라면 일탈이었다. “눈만 껌뻑이면 되는” 소품 같은 인형 역으로, “1학년 때 반에서 키가 제일 작아” 캐스팅됐단다. 우연찮게 카메라 앞에 선 박보영은 “학교 축제 때 그 영화를 공개했는데 웃기면서도 영상 속에 나오는 내가 신기하고 희열을 느껴 연기를 시작했다”고 옛 얘기를 들려줬다.

그렇게 배우의 꿈을 키운 박보영은 800만 관객을 불러모은 ‘과속스캔들’의 흥행으로‘국민여동생’이 됐다. 그러나 소속사와 계약 문제로 이후 2011년까지 4년 동안 원치 않는 공백기를 가졌다. 그 땐 다 내려놓고 시골로 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그런 박보영에 새 길을 보여준 게 오 나의 귀신님’을 촬영하기 전에 찍은 독립영화 ‘돌연변이’(10월 개봉 예정)였다. 박보영은 “조연인 악성 루머를 유포하는 ‘키보드 워리어’를 연기했는데, 정말 하고 싶던 캐릭터에 촬영현장까지 즐거워 연기를 하는 행복감을 느꼈다”며 “연달아 드라마까지 잘 돼 새 출발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22일 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오 나의 귀신님’의 흥행을 이끈 박보영은 올초 촬영한 영화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도 가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좌충우돌 신문사 수습 기자인 도라희 역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데뷔 10년 차로 접어든 박보영은 국민여동생의 이미지를 “새로운 캐릭터로 깨 나갈 것”이라고 했다.

“어려서는 어떻게 하면 성숙해 보일까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이젠 국민여동생 이미지에 매여 스트레스 받지 않아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세월이 묻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고민할 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겠죠.” 박보영의 말에 10년 차 배우의 여유가 흘렀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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