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너 MBN여자오픈서 첫 우승
홍진주 등 2위 그룹 6타차로 제압
다승 선두 전인지는 공동 4위
하민송(19ㆍ롯데)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하민송은 23일 경기 양평 더스타휴 골프&리조트(파72ㆍ6,772야드)에서 열린 보그너 MBN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아내는 등 절정의 샷감각을 뽐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그는 홍진주(32ㆍ대방건설)와 배선우(21ㆍ삼천리) 등 공동 2위 그룹을 6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 1억 원을 거머쥔 하민송은 단숨에 상금랭킹 10위(2억2,120만 원)로 뛰어올랐다.
이번 대회 우승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하민송은 ‘박세리 키즈’ 중 한 명이다. 초등학생 때 TV를 통해 박세리의 경기를 보고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골프 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굳힌 그는 함평 골프고를 졸업한 후 2013년 프로로 전향해 KLPGA 3부 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르며 차근차근 성장했다.
그러나 정규투어에서의 활동은 만만치 않았다. 하민송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한 차례밖에 톱10에 들지 못했다. 상금랭킹도 42위에 그쳤다. 루키로서 존재감을 잃었다. 지난 6월에는 비씨카드ㆍ한경레이디스컵에서 최종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출발하며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으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자멸했다. 그는 막판 장하나(23ㆍ비씨카드)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우승을 눈 앞에서 놓쳤다.
절치부심한 하민송은 19번째 대회 출전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이날 하민송은 5번(파3), 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7번홀(파3)에서 공을 아웃오브바운즈(OB) 구역으로 날려 보내는 실수를 저질러 위기를 맞았지만, 12번(파3)홀과 13번홀(파5)에서 타수를 줄이며 2위 그룹과 간격을 벌렸다. 그는 15번홀(파4)에서 다시 한 번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하민송은 우승 후 “함께 경기한 전인지, 홍진주 언니들이 잘해줘 마음 편하게 라운드에 임할 수 있었다. 7번홀에서 위기가 오자 ‘또 시작인가’라는 불안한 생각도 들었는데 편하게 경기하자고 마음을 다잡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얼른 (집에) 들어가 자고 싶다”고 말했다.
‘엄마 골퍼’ 홍진주의 선전도 빛났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그는 2010년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 준우승 이후 5년 만에 투어 최고 성적을 올렸다. 한편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만 4승을 거둬 다승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는 이날 이븐파 72타에 그치면서 공동4위(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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