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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속 대치… 남북관계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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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속 대치… 남북관계 분수령

입력
2015.08.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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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고위급 사흘간 접촉

北 "심리전 방송 중단을"

南 "지뢰 도발 사과 먼저"

北 잠수함 70% 기지 이탈

평소 10배 달해 도발 징후

북한이 대북 확성기 중단을 요구하며 전면적 도발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다. 김관진(오른쪽부터)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 및 황병서 군 정치총국장과 접촉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이 대북 확성기 중단을 요구하며 전면적 도발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열렸다. 김관진(오른쪽부터)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 김양건 노동당 비서 및 황병서 군 정치총국장과 접촉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남북이 판문점에서 사흘째 고위급 접촉을 이어가며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접점 찾기에 나섰다. 2+2 고위급 접촉에서는 지뢰 도발로 야기된 군사적 충돌 상황은 물론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진행됐지만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 도출까지는 진통을 겪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및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23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북한 황병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 및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만나 2+2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 하지만 양측은 지뢰 도발에 대한 사과 및 심리전 방송 중단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 24일 새벽까지 협상을 이어갔다. 정부 관계자는 “회담이 하루 더 연장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추가 접촉에서 북측은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20일 DMZ 인근에서의 포격 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우리 측을 향해 대북심리전 방송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측은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한 인정 및 사과, 책임자 처벌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접촉은 북한이 먼저 제안했더라도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기 이전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측은 22일 오후 6시30분부터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만나 23일 새벽 4시15분까지 접촉을 진행했지만 사태 해결과 관련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차 접촉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접촉에서 쌍방은 최근 조성된 사태의 해결 방안과 앞으로의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합의했다”면서 “쌍방 입장을 검토한 뒤 23일 오후 3시부터 다시 접촉을 재개해 상호 입장의 차이에 대해 계속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북한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따른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위급 접촉이 예정된 23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인 상황에서 2+2 고위급 접촉은 남북 충돌과 대화를 통한 화해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먼저 접촉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앞서 22일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이 21일 오후 4시경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당 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 왔으며 우리 측은 김양건 당 비서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접촉에 나오라는 수정 통지문을 보냈다"고 접촉 성사 과정을 설명했다.

대화 채널과 별도로 양측의 군사적 대치상황은 더욱 가팔라졌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연합사령부와 협의를 거쳐 대북 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하는 한편 한미 합동으로 F-15K 전투기 및 F-16 전투기 8대를 동원해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북한은 대화 와중에 군사적 위협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군사 당국 관계자는 “오늘(23일) 기준으로 북한군 잠수함 전체 전력의 70%인 약 50여척이 동ㆍ서해 기지를 이탈해 우리 군 탐지 장비에 식별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평소의 10배에 달하는데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군은 또 76.2㎜ 평곡사포(직사화기)를 전진 배치하고 포병부대도 갱도에서 나와 사격 준비를 마치는 등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즉각 타격할 태세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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