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원점타격 아닌 대응포격"
애초 도발 원점 못 찾았을 가능성
北 화력수단·軍 사격횟수도 오락가락
군 당국이 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도발에 다소 허둥거렸다는 정황들이 나오고 있다. 작전 실패는 아니라도 초동 대응 과정에서 여전히 미숙한 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백승주 국방부 차관은 “원점 타격이 아니라 대응 포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백 차관은 “북한이 우리 측에 실질적 피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원점 타격보다는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지 부대에서 애초 도발 원점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고사포탄의 구경이 14.5㎜로 매우 작고 한 발만 궤적이 탐지됐다”며 “이런 경우 대포병레이더로 원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기인 76.2㎜ 평사포는 직사포라 탄이 직선에 가깝게 날아오기 때문에 원점을 찾는 게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화력수단도 오락가락했다. 당초에는 북한이 로켓포 도발을 했다고 설명했다가 뒤늦게 고사포와 직사화기로 추정된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아군이 발사하였다는 포탄이 고사포탄인지, 소총탄인지, 로켓탄인지도 분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러한 군사적 도발을 거리낌없이 감행하였다”면서 우리 군을 비난했다.
우리 군의 대응사격 횟수도 논란이 됐다. 국방부 주변에서는 애초 우리 군이 36발을 사격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공식 브리핑에서는 수십 발이라고만 했다. 하지만 백 차관은 21일 29발을 사격했다고 정확한 수치를 밝혔다.
북한군의 1차 도발부터 대응 사격까지 1시간 가량 걸렸다는 점에서 늑장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군 당국은 “주민 대피에 5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대응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백 차관도 “북한의 첫 포격이 한 발이었고 가끔 레이더에 허상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확인 중이었다”며 “이후 3발의 포성이 더 울리고 포연이 나타나서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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