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장중 6%대 폭락…외인 이탈 속 '개미'도 투매 가세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 경기 둔화에 북한의 포격 도발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21일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장 개시와 동시에 1,9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은 장중 6%가 넘는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8.48포인트(2.01%) 내린 1,876.07로 마감했다.
이는 연중 저점일뿐만 아니라 지난 2013년 8월23일(1,870.16·종가 기준)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51.76포인트(2.70%) 내린 1,862.79로 시작한 뒤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장 내내 약세 흐름을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37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여기에 공포에 질린 개인들까지 투매에 나서며 5,344억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이 연중 최대 규모인 9,203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투자(2,672억원)와 투신권(2,753억원), 연기금(2,232억원) 이 각각 2천억원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가뜩이나 움츠러든 투자심리가 북한의 도발에 꽁꽁 얼어붙었다.
중국발 증시 불안에 간밤 미국 및 유럽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간밤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358.04포인트(2.06%) 내린 16,990.69에 거래를 마쳐 2014년 2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증시 하락세는 미국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변수가 핵심 원인이고 거기에 북한의 도발이 더 얹혀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장중 중국 제조업 관련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중국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는 더 냉각됐다.
이날 발표된 8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47.1로, 2009년 3월 이래 6년여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가 장중 한때 19.18까지 치솟으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모든 악재가 다 펼쳐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됐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특히 시장을 극단적으로 비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전력[05760](-4.26%), 삼성전자(-3.34%), SK하이닉스 (-3.18%) 등 대다수 시가총액 상위주가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7.33%), 종이목재(-4.35%), 기계(-4.17%), 증권(-3.82%), 전기전자(-3.28%) 등의 낙폭이 컸다.
프로그램매매를 통해서는 차익거래 매도 우위, 비차익거래 매수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2천336억원어치가 순매수됐다.
코스닥도 5거래일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66포인트(4.52%) 내린 627.05로 마감했다.
지수는 31.15포인트(4.74%) 내린 625.56으로 출발해 장중 내내 출렁이는 흐름을 보였다. 장중 한때 6.34% 떨어진 615.10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주체는 역시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이 2천4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는데, 코스닥시장에서 이 같은 개인 매도 규모는 사상 최대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75억원어치, 1천1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넥스시장에서는 모두 58개 종목에 대한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20억7천만원 수준이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9원 오른 1,1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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