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은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소재 발해 유적지인 염주성터에서 발해 건국(698년)부터 멸망(926년)까지 약 230년 간의 역사를 담은 토층이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발해 전 시기 토층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발굴된 토층은 크게 6개의 건축문화층으로 구분되며 최하층에서 고구려 시대의 유물로 추정되는 토기가 출토됐다. 연구진은 각 층에서 발견된 목탄시료를 채취해 절대연대를 측정할 계획이다.
발굴 총괄자인 김은국 연구위원은 “표토층에서 시작해 마지막 생토층(유물 등 문화흔적이 없는 지층)까지 21차례에 걸쳐 2.3m를 발굴해 내려간 결과”라며 “최하층의 연대가 발해를 앞서는 것으로 드러나면 보다 확실히 발해의 고구려 계승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청동 낙타상, 신라 해상왕 장보고의 도시 청해진의 유적과 유사한 편병을 비롯해 음식도구 저장시설로 추정되는 4군데의 밀집된 저장구덩이 등도 발견됐다. 낙타상은 가로 1.8cm, 세로 1.9cm의 쌍봉 낙타 모양 청동상으로 발해 유적 중 2012년 낙타뼈가 발견된 데 이어 낙타상이 처음으로 나왔다. 발해가 육로를 통해 서역과 교류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특히 청동을 재료로 소규모 조형물을 제작했던 발해 장인들의 조형감각을 엿볼 수 있다.
러시아과학원 극동역사고고민족학연구소와 공동으로 9년째 발해 62개 주 중 하나인 염주 지역을 발굴해온 재단은 내년에는 염주성 관청터를 본격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김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한 관청터에서 처음으로 발해인이 직접 남긴 기록유물이 발견된다면 그간 기록되지 않은 발해 역사에 대한 많은 역사적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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