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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매체들 "시진핑 반부패 투쟁, 강력한 저항에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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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영매체들 "시진핑 반부패 투쟁, 강력한 저항에 직면"

입력
2015.08.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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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내 불협화음 이례적 보도

경기 둔화에 반대파 목소리 커져

권력 투쟁의 신호탄 될지 주목

지난달 러시아 서부 우파에서 열린 제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시진핑 주석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러시아 서부 우파에서 열린 제7차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시진핑 주석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개혁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내 불협화음을 관영 매체가 보도하는 건 중국 언론환경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치열한 권력 투쟁의 신호탄이 아닌지 주목된다.

중국 관영 CCTV 인터넷판과 당 기관지 광명일보(光明日報)는 지난 19일 ‘개혁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하면서 신념과 뚝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필자는 ‘궈핑(國平)’으로 발표됐는데, 관영 매체들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 당의 입장을 드러낼 때 사용하는 허구의 필명이다.

이 글은 “개혁이 심화하며 정치 경제 사회 군사 외교의 심층적 문제와 중국 경제의 구조를 바꾸는 문제를 다루려고 하자 난관과 저항이 커지고 있다” 며 “개혁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완고하게 고집을 부리며 복잡하게 반대하는 행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 글은 특히 ‘대나무가 청산을 꽉 깨 물어 놓아 주지 않는다’는 시 구절을 인용한 뒤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와 방해해도 개혁에 대한 신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아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평론의 제목은 최근 시 주석이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제15차 회의에서 강조한 말이기도 하다.

관영 매체들이 이런 글을 실은 것은 시 주석의 반(反)부패 투쟁과 개혁이 반대파의 저항에 흔들리고 있다는 조짐이라는 게 전문가들 해석이다. 은퇴한 지도자들, 힘이 약해진 간부들, 불만을 느끼는 공무원 등이 반대파가 관측된다. 특히 최근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증시 폭락세도 이어지며 반대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지난 10일 ‘사람이 떠나면 차가 식는 것은 당연한 이치’(辯證看待人走茶凉)라는 제목의 글에서 “일부 당 간부가 은퇴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며 새 지도부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인민일보가 당 원로를 공개 비난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특히 이 글은 당 최고 지도부와 원로들의 매년 여름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리는 도중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시 주석이 사실상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에게 마지막 경고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적들을 공격할 때 당 기관지의 평론을 동원하는 일이 종종 있다. 문화대혁명도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이 1965년 상하이(上海)의 문회보(文匯報)에 한 연극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며 시작됐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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