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부전선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에 48시간 안으로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전방 부대에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면서 추가 도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어서 극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21일 "북한군이 후방에 있던 화력을 전방으로 이동 배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일대 최전방 부대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화력을 한층 증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이 20일 2차례에 걸친 포격 도발에 이어 제2의 포격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군은 포격 도발 직후 총참모부 명의로 국방부에 보낸 전통문에서 오는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하며 이에 불응할 경우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군의 이 같은 '최후통첩'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용인하지 않는 강경 대응 방침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포격 도발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군 지역 부대에서 이날 새벽 1∼5시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
군이 야간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밤에는 음향이 멀리 전파되는 등 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리 군은 지난 10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야간에도 확성기를 가동했다.
군은 이날 오후 2∼6시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그대로 계속 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 시한으로 제시한 오는 22일 오후 5시가 추가 도발의 첫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군사적 행동을 위협하고 준전시상태까지 선포했지만 실제로 제2의 도발을 감행할지는 미지수다.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에 무모한 도발을 걸어올 경우 한미 양국 군의 강력한 응징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 군은 이번 포격 도발 사건을 계기로 양국이 북한의 국지적 군사 도발을 가정해 2013년 서명한 공동국지도발계획을 사실상 처음으로 실전에 적용했다.
경기도 동두천 지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 제210화력여단도 긴급 지원 태세를 갖추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무모한 도발을 걸어오기는 극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북한군이 이번 포격 도발 때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조준사격하기보다는 위협사격을 한 것으로 관측되는 것도 이를 의식한 결과일 수 있다.
또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음에도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로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앞으로 보낸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응할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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