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이 '효자' 외인들에 웃음짓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밴헤켄(36)과 피어밴드(30), 스나이더(33)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2012년부터 넥센에서 뛰고 있는 밴헤켄은 올해 계약금 5만 달러에 연봉 65만 달러 등 총 70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지난해 시즌 중반 LG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 스나이더는 계약금 3만 달러, 연봉 27만 달러에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처음 국내 무대를 밟은 피어밴드도 계약금 3만 달러, 연봉 27만 달러에 계약했다.
셋의 몸값을 합친 금액은 130만 달러로 10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연봉 합계 중 가장 낮은 금액이었다. 265만 달러로 가장 높았던 두산(니퍼트 150만 달러, 마야 60만 달러, 루츠 55만 달러)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넥센 외인들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 가성비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20승(6패)을 올리며 최고 투수 자리에 오른 밴헤켄은 올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3.57을 거두며 다승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특히 홈런이 많이 나와 상대적으로 투수들이 꺼려 하는 목동구장에서 7승을 거두는 등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피어밴드는 9승(8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 중이다. 국내 무대 첫 해부터 두 자릿수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유독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더 많은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밴헤켄과 나란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4번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마운드가 약한 넥센으로서는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밴헤켄과 피어밴드는 더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둘 모두 올해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으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밴헤켄은 156⅓이닝을 소화해 최다 이닝 3위에 오를 정도다. 피어밴드도 149이닝을 던졌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미운오리'였지만 이제는 '백조'가 다 됐다. 스나이더는 4월까지만 해도 타율 0.184에 그치며 홈런을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이 2군에 보내 재정비할 시간을 주면서 완전히 다른 타자로 환골탈태했다. 스나이더는 후반기 들어 타율 0.373, 8홈런 18타점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타율 0.294, 18홈런 54타점으로 넥센 '핵타선'에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에 속앓이를 했다. 믿었던 투수 나이트가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 방출됐고, 대체 선수로 소사를 영입해왔다. 외국인 타자 로티노는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시즌 내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꾸준한 경기 출장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치열한 순위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넥센이 외국인 선수들의 만점 활약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사진=넥센 스나이더-밴헤켄-피어밴드(왼쪽부터).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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