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제 관함식 개최 해군력 과시
韓, 역대 최대 규모 항공·방위산업전
한국 중국 일본이 올 가을 대규모 군사 이벤트를 통해 자국의 무기를 선보이며 국방력 경쟁에 나선다. 영유권 분쟁과 군비 확충으로 군사적 긴장이 상존하는 동북아 안보지형에 ‘무기 퍼레이드 삼국지’까지 가세하면서 3국간 기 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내달 3일 전승절 열병식을 통해 최첨단 무기를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할 태세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폭격기가 관심 대상이다. 중국은 병력도 1만 명 이상 동원해 사상 최대 규모로 행사를 치를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기선제압에 맞서 일본은 10월 18일 요코스카에서 해상 자위대 주관으로 국제 관함식을 개최하며 맞불을 놓는다. 집단자위권 법제화를 추진하며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해양주권을 놓고 대립하는 일본이 올해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국방 관련 행사다. 일본은 중국이 보유한 항공모함은 없지만 전체 해군력에서는 중국과 엇비슷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해상막료장(해군참모총장)이 전면에 나서 “중국의 위협에 대비해 주변국들은 해군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중국을 겨냥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중일 양국은 열병식과 관함식에 앞서 군사력 확대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10% 증액했다. 일본의 국방예산도 내년에 사상 최고치인 5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일의 물량공세에 맞서 정부도 존재감을 과시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10월 20~25일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를 통해 육해공 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ADEX는 2년마다 열리는데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규모로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20일 “한국의 광복 70주년, 중국의 전승 70주년은 일본의 패전 70주년이기도 하다”면서 “미묘한 관계에 있는 3국이 비슷한 시기에 앞다퉈 대규모로 군사력을 뽐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해군의 일본 관함식 참가를 두고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2002년 이후 13년 만에 일본 관함식에 해군 함정을 보낼 예정인데, 일본 천왕이 각국의 함정을 사열하는 자리여서 적절한지를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너무 이른 조치라는 것이다. 일본에는 함정을 보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일본과의 군사협력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비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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