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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다도’로 변하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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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다도’로 변하는 제주

입력
2015.08.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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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록대수 41만 7,703대

인구ㆍ세대당 자동차수 전국 1위

교통사고ㆍ범죄 등 부작용도 급증

제주시내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병수씨(43)는 출ㆍ퇴근 시간만 되면 짜증이 난다.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늘어난 차량들로 도심지 교차로 등에서 교통 체증으로 신호대기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제주도민들은 약속에 늦을 때 ‘차가 막혀 늦었다’라고 핑계를 대면 농담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ㆍ퇴근 시간은 물론 낮 시간대에도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서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교통체증이 발생, 도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자동차 등록 대수는 41만 7,7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만 9,316대에 비해 13.1%(4만 8,387대) 증가했다. 전국 평균 증가율 3.9%에 비해 3배 넘게 높은 수준이다. 도내 인구당 자동차수(0.67대)와 세대당 자동차수(1.65대), 인구당 자가용수(0.52대)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도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년 전인 1995년 처음 1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2004년 20만대에서 2013년 30만대를 넘어섰다. 이어 지난 4월말 40만 2,936대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 40만대를 돌파했다. 20만대에서 30만대를 넘어서기까지 8년이 걸렸지만 30만대에서 40만대로 늘어나는 데는 불과 2년 밖에 걸리지 않은 셈이다. 실제 지난 2012년 이후 3년간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율은 43%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제주지역 자동차 등록 대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중교통보다 자가용 이용이 많은 지역 특성상 승용차 등록대수만 32만대가 넘을 정도로 차량 구입이 보편화됐고, 역외 리스 등록차량과 관광시장 호황에 따른 렌터카 진입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자동차 급증은 교통 체증과 주차난, 교통사고 증가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통안전공단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제주 교통사고 건수는 2010년 3,617건, 2011년 3,459건, 2012년 3,869건, 2013년 4,302건, 2014년 4,484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제주(771.7건)로, 가장 적은 인천(309.5건)과 두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제주지방검찰청이 처리한 교통사범 건수도 모두 1만 2,466건으로, 2011년 7,244건에 비해 72.1%(5,222건) 급증했다.

자동차 관련 과태료 체납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제주시 68억원과 서귀포시 31억원 등 100억원에 달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에서 부과하는 주ㆍ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액도 54억여원에 이르는 등 제주섬 전체가 급증하는 자동차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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