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ㆍ골프장ㆍ콘도 등 전시 위해 지난해 예산 4억 8000만원 지출
목포 등 지역작가 차별 논란도
전남개발공사가 해마다 적자에 허덕이는 호텔과 골프장 등 전시를 위해 수 억원의 미술품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작가들간에 천차만별의 작품 구매기준이나 절차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지역 작가들간에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일 전남개발공사에 따르면 전남도 산하 공기업인 전남개발공사는 지난 한 해 4억8,000만원 가량의 미술품을 구매했다. 구입한 미술품은 조각, 회화 등 총 58점으로, 최고가는 A 작가의 조각품 ‘평면입체 모자상’으로 5,400만원에 달했다.
또 B 작가의‘평면입체 Good Shot’는 4,500만원, C 작가의 ‘평면입체 해님 달님’은 2,700만원 등이다. 1,000만원 이상 달하는 작품만 14점에 달했다.
지역 작가 사기진작 등의 이유로 구매를 했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총 4,600만원 가량의 작품을 구입한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는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목포에서 활동하는 한 작가는“전남개발공사가 구입한 고가의 미술품은 광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부분으로, 지역의 작가 작품은 300만원 안팎으로 책정하고 그마저도 구입문의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면서“전남개발공사가 전남도민을 위한 공기업인지, 광주시민을 위한 회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전남개발공사가 구입한 미술품들은 현재 공사가 운영하는 여수시 오동재(한옥호텔), 영암군 나불도 영산재(한옥호텔), 해남군 땅끝호텔, 여수시 경도골프장과 콘도 등에 전시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개발공사가 운영하는 관광시설에 전시하고 지역 중견작가 지원을 위해 지난해 미술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남도의회 K의원은“해마다 적자를 보인 공사 직원들이 무슨 배짱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겠냐”면서“지난해 고위층에서 구입하라는 지시로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개발공사의 지난해 부채는 6,259억원(부채비율 126%)으로, 현재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오동재, 영산재, 땅끝호텔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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