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여성이 난소 안에 45년 동안이나 자라다 만 자신의 쌍둥이 형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트위크넘에 사는 제니 카바나흐는 지난 5월 생리 출혈이 너무 심해 15년 전 삽입한 피임장치 때문이 아닌가 하고 교체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담당 의사는 초음파 검사 중 그의 왼쪽 난소에서 10㎝ 크기의 검은 덩어리를 발견했다. 의사는 암종양일 가능성은 낮지만 테라토마(기형종)나 물혹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세시간에 걸쳐 이 덩어리 제거 수술을 받은 카바나흐는 의료진에게서 그 덩어리가 그의 쌍둥이였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제거된 덩어리 사진을 본 그는 얼굴 형태, 머리카락 등을 갖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나와 똑 같은 길고 검은 머리카락, 한 개의 눈, 조그만 치아까지 가진 그 덩어리가 정말 쌍둥이였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충격적이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카바나흐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당시 비교적 약한 다른 배아를 흡수해버린 것이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또 덩어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계속 지냈더라면 카바나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궁에서 쌍둥이 배아 중 하나가 다른 배아에 흡수돼 접합된 채 태어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전례가 없지는 않다. 2009년 배의 혹을 제거한 영국 남성이 거기서 죽은 쌍둥이의 흔적을 발견했다. 지난 4월 뇌종양 수술을 받은 인도의 20대 여성도 그 종양이 실은 쌍둥이 배아였던 것을 확인했다.
김새미나 인턴기자 saemi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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