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심리에 기업 실적 부진 겹쳐
기관투자자 대거 매물 쏟아내
장중 6% 넘게 하락 지지선 위협
올해 들어 800선에 근접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코스닥이 심상찮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장중에는 심리적 지지선인 650선마저 위협받았다. 대내외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노출돼 온 코스닥의 취약성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방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07% 하락한 692.31로 시작해 조금씩 낙폭을 키우기 시작하더니 장중 한 때 6% 넘게 폭락하며 652.15까지 떨어졌다. 장 후반 들어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로 낙폭을 줄이며 4.18%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코스피가 이날 0.86% 내린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4배에 달한다.
코스닥의 급락세에는 중국의 경기침체 및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증폭된 위험 자산에 대한 경계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로 인한 투자심리의 악화로 기관이 거센 매도세를 나타내며 1,612억원을 순매도한 것이 큰 타격을 입혔다. 매도규모로는 2003년 7월 이후 최대치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343억원, 241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의 물량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코스피에서는 기관이 1,680억원을 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세가 코스닥에 집중되고 있는 배경으로 그간 많이 올랐던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는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국내기업의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자 해당 종목들의 평가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데 따른 부담감이 대외 불안요인과 맞물려 매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실적 개선 속도보다 주가 상승이 더 빨랐던 중소형주에 대해 경계성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며 “매물이 추가 매물을 부르는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이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외 요인에 따라 추가적인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인 악재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단기적인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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