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향후 3년간 1,0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끈 ‘선배 세대’의 복지를 위해 ‘통 큰 투자’에 나선 것이다.
SK그룹은 19일 서울 동작동 국토교통부 서울사무소에서 ‘저소득 노인용 주택ㆍ복지 혼합동(棟) 아파트 건설사업’ 재원 마련 기부 증서를 국토부에 전달했다. SK는 저소득층 노인 주거복지를 위해 올해 200억원, 내년 400억원, 2017년 400억원을 순차적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주택ㆍ복지 혼합동 건설사업은 영구임대주택 단지에 있는 사회복지관을 증축해 저층은 복지시설, 고층은 주거시설의 형태로 조성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 중계3단지, 경기 분당 한솔7단지ㆍ목련1단지, 인천 삼산단지 등 영구임대주택 단지 4곳에 관련 사업이 진행 중이다. SK는 국가유공자와 독립운동 유공자 후손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이 우선적으로 혜택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제안했다.
SK는 우리 사회가 심각한 고령화 단계에 접어들어 노인들의 주거ㆍ건강ㆍ일자리ㆍ문화 등에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열사별로 각종 복지사업을 벌여왔다. 저소득 노인이 거주하는 쪽방촌의 주택 개선 사업을 벌였고, 노인들이 카페, 세탁소, 도시락 공급 업체 등을 창업할 때 초기 시설 자금을 지원해줬다. 노인들이 주고객인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의 실버영화관이 경영난으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후원금을 전달해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SK였다.
노인 주거복지를 위한 1,000억원 기부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최태원 회장이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온 선배 세대와 국가 유공자,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SK가 기여하는 것이 광복 70년의 의미”라며 “이와 관련한 대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이문석 SK 사회공헌위원장은 “고령화 현상에 따라 노인복지 수요는 늘고 있으나 그동안 기업 사회공헌활동에서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기부를 계기로 노인들에 대한 사회 전반적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이날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와 SK 연구시설인 대전 R&D 센터를 방문했다. 출소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해 그룹의 경영 현안을 챙긴 데 이어 18일에는 대전ㆍ세종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대전 R&D 센터 연구원들에게 “SK뿐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양적, 질적으로 연구 속도를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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